4주째 계속된 공습에도 오사마 빈 라덴 색출과 탈레반 와해 등 전과가 미미,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주도의 대테러전쟁에 대한 전략ㆍ전술적 전환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영국 각료 일부가 아프간 공습은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하긴 했지만 지난 7일 공습을 개시한 이후 대테러 응징은 빗발치는 국제적인 반대여론에도 불구, 잇단 민간인 희생과 국제적십자사(ICRC) 창고 오폭 등 피해가 확산됐을 뿐 뚜렷한 전과를 올리지 못했다. 탈레반은 그러나 맹폭에도 불구, 건재하고 사기 또한 충천해 아프간이 '불복종의 땅'임을 실감케하고 있으며 미 합참 고위 관계자까지 "다소 놀랐다"는 실토하고있다. 게다가 미국과 영국 두 나라는 11월 중순 시작될 이슬람 금식월 라마단과 아프간의 혹한까지 닥쳐 공습강행이 더욱 부담스러운 상태다. 공습 초기 탈레반 방공망과 공군기지 등을 파괴시키는 등 기선을 제압하긴했으나 대규모 공습과 일부 특수부대 요원들을 투입한 제한적인 지상작전에도 빈 라덴의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했으며 지난 26일에는 반탈레반 세력 구축을 꾀하던 압둘 하크장군까지 처형됨으로써 아프간내 기반구축에서 일단 실패해 향후 작전전개에 부담을안게 됐다. 구 소련당시 아프간전쟁을 지휘한 러시아의 퇴역장성들도 나무 한 그루없는 척박한 산악지형과 살을 에는 듯한 혹한에서 '불을 피우지도 못하고 노출된 채 추위에떨어야' 할 것을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저주스러운 일이라며 최정예 특전요원이라할하더라도 아프간의 겨울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은 정밀무기를 동원한 맹폭에도 타격을 주지 못하자 하크 장군을 동원, 탈레반 내부 분열을 꾀하려했으나 수포로 돌아가고 북부동맹을 지원, 지상전을 대리수행하려던 계획 역시 마자르-이-샤리프 등 일부 전선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했을 뿐 성과가 없어 현재의 전술이 계속 유효한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일고 있다. 결국 미국은 새로운 전술을 마련하거나 탈레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해야 할 지여부를 선택할 기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은 28일 지난 한 주간 군사적 차질로 미국의 인내력과 아프간 군사전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미국에 있어 이번 한 주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좌절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군사전문가들도 아프간 응징이 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있어 이렇게 될경우 중장기전에 대비한 전술전략과 국제연대 방안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LA 타임스 또한 미국은 최근 오폭과 반군 지도자 상실, 반탈레반 세력규합 지연차질로 정치ㆍ군사적 전술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미국의 고민은 전 세계 아랍권의 맹주인 이집트이 미국의 군사대응 절차와 전략에 이의를 제기하고 탈레반 응징의 거점역할을 하고 있는 파키스탄 조차 국내 소요사태로 비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조차 공격이 단시일내에 끝나야한다고 강조하는 등 아랍 및 이슬람국가들의 공격중단 요구가 거센 것도 무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러나 문제는 탈레반에 대한 응징에 나서는 '칼자루를 쥔' 쪽의 원칙이 서있지않다는 것이다. 일부 미국 행정부 일부 고위 관리는 부시 대통령이 라마단기간에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공격중단이 "검토되고있다"고 밝히는 등 대테러 전쟁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두 나라 조차 갈피를잡지 못하고 있다. 한편 미 중앙정보국(CIA)는 군사작전의 미흡한 성과와 때를 맞춰 처음으로 지난1970년대이후 금지해온 국가원수 암살 등 요인제거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고 밝혀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