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류 전문 생산업체인 해찬들의 오형근 회장 가족이 지난 5월 유명을 달리한 모친 김용애 권사의 유산 12억원을 장애인복지단체인 대전밀알복지재단에 기부한다. 오 회장 가족은 고인의 유산을 29일 오후 7시 대전밀알복지재단 사무실에서 장애인복지관 건립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해찬들의 창업주인 고 오광선씨 가족은 대전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장애인복지사업을 선도해왔다. 이 재단은 1997년 고인의 셋째아들인 오상근 장로(소아과 의사)가 기증한 토지(시가 5억원 상당)를 바탕으로 설립됐다. 상근씨는 현재 재단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재단이 설립되기 이전부터 장애인선교사업에 앞장서 왔다.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91년 장애인선교단체로 출발했었다. 김용애 권사는 1943년 오광선 장로와 결혼,4남2녀를 두었다. 자녀들이 막 철이 들 무렵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전 6시에 가족 예배를 드려왔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신앙심으로 월남 후 어려운 가운데서도 오형근 회장을 비롯 자녀들을 의사 사업가 등으로 키워내 기독교연합회로부터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이웃에도 온정을 베풀었다. 이웃의 젊은 부부 두 쌍의 결혼식도 올려주고 음식도 마련해 줬다. 지병으로 좌측 손과 발을 움직이기가 어려웠음에도 92년부터 장애인선교단체 이사로 봉사활동에 앞장섰다. 돌아가면서 안구도 기증했다. 그는 가족들을 모범적인 기업인과 사회사업가로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찬들의 전신인 삼원식품의 오형근 대표이사는 지난 98년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둘째아들 오영근 집사도 캐나다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넷째 오정근 집사는 해찬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장녀 오영숙 권사도 사회사업를 하고 있고 차녀 오정숙 집사는 약국을 경영하고 있다. 오 회장은 이러한 어머니의 기독교 정신을 받아들여 '착한 사람들이 만듭니다'를 해찬들 기업이념으로 내걸었다. 그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봉사 활동에 누구보다 앞장서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김기영 기자 ka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