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 마틴이냐, 보잉이냐' 미군의 전투기 발주 규모로는 사상 최대가 될 차세대 전투기 프로젝트를 맡을 주인공이 26일 오후 5시(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이어서 미국의 1,2위 방위산업체인 이들 사이에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군이 발주할 차세대 전투기는 공군 해군 및 해병대가 함께 쓸 수 있는 공용기종인 합동공격전투기(JSF). 발주 대수는 3천여대,금액으로 치면 2천억달러(2백60조원 상당)에 달한다. JSF는 2008년부터 기존 전투기를 대체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 기업이 모든 수주금액을 다 차지하는 완전단독수주 방식이다. 게다가 무인원격 조종전투기 시대를 앞두고 이 같은 형태의 전투기 발주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수주전에서 탈락한 업체는 전투기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 위기에 빠질 공산이 크다. 대규모 수주전은 예전에도 방위산업계의 지도를 바꿔놓았다. 전통있는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1996년 전투기 수주전에서 져 보잉에 팔렸다. 노스럽 그루만도 더 이상 1차 수주자로서 경쟁을 벌일 수 없게 돼 록히드 마틴의 파트너로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따낸 기업이 향후 50년간 전세계의 전투기 산업계를 지배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현재로선 F-22 전투기의 디자인을 다듬어 시제품을 낸 록히드가 디자인 면에서 앞서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그러나 보잉이 조립기술 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어 최종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다. 공군 및 해군참모총장 등 군 고위관계자들은 23일 어느 기종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예비 결정을 내린 후 24일 국방부의 승인을 얻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통보했다. 부시 대통령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미국 방위산업계에 또다시 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