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소녀가장이 앞을 못보는 아버지를 모시고 남다른 효행을 실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 청도 이서고 2학년 이재덕양(17)은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마을 뒤편 연못에서 숨진 이후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맹인인 아버지의 눈과 발이 되어 집안살림을 꾸려왔다.


1급 시각장애로 앞 못보는 이양의 아버지 이영대씨(60)는 1982년 인근 교회에서 일하던 서모씨(당시 37세)를 만나 이양을 낳았으나 서씨가 지병으로 아기를 돌보지 못해 이씨가 우유를 타 먹이는 등 이양은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어머니 서씨는 평소 집안일을 돌봤지만 건강이 좋지 못해 지난 97년 봄 숨졌다.


이양은 뒷바라지해 줄 사람이 없어 초등학교 때는 준비물을 챙겨가지 못했지만 중학교에 3등으로 입학하고 전교 3등으로 졸업하는 등 장학금을 놓치지 않은 모범학생이다.


이양은 초등학교 때 2차례 선행상을 받은 것을 비롯 중학교에서 교원단체연합회장 표창장과 학교장의 효행상,지난 5월에는 대한사립중고교장회가 주는 효행상을 받았다.


이씨 부녀는 면사무소에서 주는 생계보조비 30여만원과 장애인 아버지에게 지급되는 수당 6만원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이양은 최근 이같은 사연이 알려져 가천의대 길병원 산하 가천문화재단이 선정한 제3회 심청효행상 수상자로 선정돼 11월8일 인천문예회관 공연장에서 수상하게 된다.


이양은 "간호사가 되거나 학교 선생님이 돼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지금은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정성껏 모시는 것이 가장 큰 일"이라고 밝혔다.


김기영 기자 ka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