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자체 제작하는 오페라 「가면무도회」가 오는 31-11월 4일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 2001' 참가작으로 마련된 「가면무도회」는 「운명의 힘」「돈 카를로」 등과 더불어 베르디 중기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실제 있었던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의 암살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보스턴의 총독인 남자주인공 리카르도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정치적 사건과 금지된 사랑, 그리고 복수를 그린 작품으로 추리극을 연상케 하는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전개와 정열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 특징이다.


특히 3막 가면무도회 장면의 웅장한 스케일과 화려한 무대는 이 오페라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이번 무대에서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게 된 리카르도가 어두운 방안에서 우정이냐 사랑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심각한 장면에 이어 갑자기 벽이 갈라지면서 화려한 가면무도회 장면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극적으로 대비시킴으로써명암의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연출을 맡은 이소영씨는 "이번 연출의 핵심 포인트는 대조(Contrast)와 다양성(Variety)"이라며 "특히 심각하고 어두운 리카르도 방의 벽이 갑자기 갈라지면서 저뒤편으로부터 무대가 빙글빙글 돌아가며 점점 관객들 가까이 다가오는 화려한 가면무도회 장면은 압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은 이 작품을 위해 4억5천만원의 제작비를 투입했으며 10회 이상의 오디션을 거쳐 철저하게 배역과 어울리는 성악가들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안호상 사업국장은 "올 가을 역량이 부족한 단체들이 졸속으로 급조해 무대에 올렸던 오페라들과는 차원이 다른, 정말 훌륭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관객들도 최근의 오페라계 추세에 실망하지 말고 옥석을 가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카르도 역에는 중국계 테너 워렌 목과 서울대 성악과 4학년에 재학중인 엄성화가 더블캐스팅됐으며 리카르도의 절친한 친구이자 보좌관인 레나토 역에는 최근 도밍고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바리톤 강형규와 양준모가 함께 캐스팅됐다.


이밖에 레나토의 아내 아멜리아 역에는 소프라노 김혜진.김은정, 점장이 여인울리카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암브라 베스파시아니.장현주, 리카르도의 시종 오스카역에는 소프라노 오은경.김은실, 반역자 사무엘 역에는 베이스 나운규가 나온다.


이번 「가면무도회」를 통해 오페라에 데뷔하는 재일 지휘자 김홍재가 코리안심포니를 지휘하며 무대디자인은 박동우가 맡는다.


평.토요일 오후 7시 30분, 일요일 오후 4시.


피가로 그릴에서의 디너를 포함한 VIP석이 15만원이며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등이다.


☎ 580-1300.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