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3:40
수정2006.04.02 03:43
'신(新)인증 서비스'가 회계법인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삼일회계법인 등 대형 회계법인이 회계감사나 경영컨설팅 이외에 '인증업무'라는 새 업무영역에 적극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증서비스는 회계법인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재무 또는 비재무 정보 등에 대해 사실관계를 입증하는 업무다.
가령 어떤 회사는 내부통제가 잘 돼 있는지, 경영위험에 대처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등에 대해 평가하고 이에 대한 인증서를 발급하는 것.
인증 대상에는 내부통제뿐 아니라 직원의 사기 등 비재무 정보까지 포함한 경영성과 측정방법이나 정보시스템의 신뢰도 등도 포함된다.
중요성 커지는 인증 서비스 ='인증(Assurance)'이란 투자자나 기업 이해관계자 등 정보이용자를 위해 기업이 내놓는 다양한 정보에 대해 '신뢰성'과 '목적적합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회계법인이 기업에 대해 외부감사를 하는 것도 재무제표가 믿을 만한지 검증한다는 측면에서 인증서비스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경영성과를 토대로 한 재무제표는 기업의 핵심역량과 경쟁우위를 적절히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인증의 대상을 기업과 관련된 비재무 정보 등 다양한 범위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의 위험관리시스템이 제대로 됐는지, 정보시스템의 신뢰도가 일정기준을 갖추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회계법인의 새 사업 =인증서비스에서 회계법인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인증 활동이 공인회계사들이 해오던 업무의 연장선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감사활동이 재무제표 중심으로 이뤄지고는 있지만 전산시스템 내부통제 위험관리 등 다양한 비재무적 정보에 대해서도 적정성을 평가할 능력과 객관성 독립성 등을 회계법인이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삼일회계법인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최근 가진 세미나에서 한국외국어대 조장연 교수는 "공인회계사는 외부인력중 기업의 업무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따라서 기업의 잠재적인 가치에 대한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보가 체계적으로 구축될 경우 기존 감사의견에 국한되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정보에 대한 확신(인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의 사례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는 이미 6~7년전부터 신인증 서비스에 대한 연구를 심도있게 진행, 회계법인이 위험평가시스템 성과측정방법 정보시스템에 대한 인증을 하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 시스템이 거래단계마다 개인의 비밀보호장치를 제대로 갖춰졌는지, 상품거래가 원활하게 되는지에 대한 인증도 활발하다.
심지어 '의료보험서비스의 효율성' '노후생활의 복지수준' 등에 대해서도 인증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향후 전망 =현재 국내에서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품질을 보증하는 업무가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ISO-9000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웹사이트의 소비자보호 및 개인정보보호정책 등을 평가,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도 있다.
회계업계에서는 선진국처럼 이같은 인증서비스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 적용이 가능한 분야로는 웹인증 위험평가인증 성과측정 시스템인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 교수는 "공인회계사와 회계학교수 등 1백2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업성과평가와 정보시스템 신뢰성, 위험평가의 인증업무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증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회계업계의 새로운 수익창출원은 물론 공인회계사의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업 내부 회계인력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삼일회계법인 황성식 부대표는 "예를 들어 투신사 등에서 자산운용에 대한 내부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인증을 받을 경우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며 "인증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정보이용자는 물론 기업에도 유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