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전이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폐막을 하루 앞둔 14일 현재까지 전자전에는 모두 14만7천여명의 관람객이 입장,국내 최대 전자종합전시회임을 입증했다. 주관기관인 한국전자산업진흥회는 15일 2만5천~3만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 총 관람객은 17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5만명보다 2만명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진흥회는 또 5천여명의 바이어가 이번 전시회에 참가,15억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자산업진흥회는 14일까지 유료 관람객만 9만5천명에 달해 7억여원안팎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테러사태와 IT경기 침체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전자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내달 디지털 본방송을 앞두고 전자 업체들이 다양한 디지털 관련 신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40인치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TV를 비롯 52인치 슬림형 프로젝션TV,디지털 TV 겸용 모니터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장치를 내놓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포스트PC시장을 겨냥한 개인정보단말기(PDA) 신제품과 대형 컬러화면을 채용한 휴대폰 등 정보통신기기들도 학생 등 젊은층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에 이어 일본의 JVC 샤프,네덜란드 필립스 등 해외 주요 전자업체들도 대형 부스를 마련해 자사 신제품을 선보였다. 신개발 국산화 부품관을 마련,국산 부품의 구매촉진을 유도하는 등 볼거리와 함께 내실을 기한 점도 전시회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소니 파나소닉 지멘스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불참한 점을 들어 한국전자전이 국내행사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전시회의 비중이 커지는 세계적 추세에 비춰볼 때 노키아 등 해외 정보통신업체들이 불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며 전자전의 '성격'을 꼬집는 얘기도 나온다. 전자진흥회 김상근 부회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어수선한 시기에 행사가 진행됐지만 규모와 내실면에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며 "내년에는 해외업체들을 적극적인 유치해 세계적인 행사로 손색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