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향해 대대적인 공습을 퍼붓고 있는 미군은 의외로 아프간 수도 카불 점령을 목표로 진격중인 반탈레반 북부동맹군을 지원하는데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탈레반 이후 아프간의 정국 구도가 좀 더 포괄적으로 마련될 때까지 미 정부는북부동맹의 진격을 억제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 같다고 군사전문가들은 11일 분석했다. 이 때문인지 미군의 공습목표가 아프간내 병참시설에서 지상군 병력으로 확대됐으나 탈레반군과 북부동맹군이 대치중인 카불 북쪽 전선에까지는 미치지 않고 있는상태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미과학자연맹(FAS)의 스티븐 애프터굿은 "아직 탈레반 이후 정국에 대한 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탈레반군을 쓰러뜨리기 위해심하게 서두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에 사무실을 둔 글로벌시큐리티닷오알지(GlobalSecurity.org)의 존파이크 소장은 "북부동맹군의 카불 장악이 오히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결과를 빚을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타지크, 우즈벡, 하자라 등 소수계로 이뤄진 북부동맹이 아프간의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파슈툰의 지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부동맹의한계를 지적했다.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에서 핵심 협력국인 인접 파키스탄 정부도 북부동맹 정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파키스탄이 아프간의 미래에 대해 중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과 공식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일 뿐 아니라 인구중 다수가 아프간과 같은 파슈툰족이기 때문이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탈레반 이후 시나리오에서 북부동맹을 배제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한 채 "아프가니스탄이 폭넓은 지지기반을 가진정부를 필요로 한다고 믿으며, 우리는 다양한 정파 모두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아프간의 여러 정파를 총 망라한 연립정부 형태의 온건한 정부를 기대하고 있는 반면 파키스탄은 파슈툰족이 주도하는 정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