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비과세 고수익고위험펀드로의 자금유입이 현격히 둔화되면서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투기등급 회사채의 매수기반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투기등급 회사채의 주요 매수기반인 CBO·하이일드·뉴하이일드펀드의 자금유출 규모가 비과세 고수익고위험펀드로의 자금유입 규모를 크게 웃돌고 있다. 11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9월부터 지난 9일까지 비과세 고수익고위험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은 5천90억원에 그치고 있다. 8월14일부터 판매된 이 상품은 8월 한달에만 1조6천6백77억원을 끌어모았을 뿐 9월 이후 자금유입이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일드펀드에서 4천69억원,CBO펀드에서 4천1백89억원,뉴하이일드펀드에서 1천8백86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로써 BB등급 이하의 투기등급 회사채를 주로 소화하는 이들 세가지 펀드에서의 자금 순유출 규모가 1조1백44억원을 기록했다. 비과세 고수익고위험펀드로의 자금유입 규모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정훈석 연구위원은 "기존 하이일드 및 CBO펀드의 만기자금이 비과세 고수익고위험펀드로 전환되고 있을 뿐 투기등급 회사채를 매수할 신규자금 유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fn가이드 관계자도 "10월 이후 만기도래하는 BB등급 이하 투기등급 회사채는 2조7천7백억원이고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건설 등 회사채 신속인수 대상 4개 기업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8천3백억원이나 남게 돼 이들 회사채 소화 여력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경향(flight to quality)현상이 심화되면서 BBB등급 회사채마저 거래가 끊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투기등급 기업의 디폴트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위원은 "자금경색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뒤따르겠지만 경기회복이라는 근본적인 여건 변화없이는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