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대통령 자진사퇴 발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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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10일 본회의를 열어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의 6·25 발언을 문제삼아 '대통령 자진사퇴'를 주장한 데 대해 민주당이 국회 일정을 거부하며 강력히 반발,파행사태를 빚었다.
◇안 위원 발언 대치=안 의원은 이날 오전 대정부 질문을 통해 "김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신라의 통일과 고려의 통일은 성공했지만 6·25전쟁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상기시킨 뒤 "'6·25가 통일전쟁'이라는 반국가적 발언은 용서할 수 없는 해괴망칙한 작태"라고 공격했다.
안 의원은 "대통령 자신이 친북적인 이념이나 역사인식을 갖고 있거나 비서진이 써준 연설원고를 이성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없는 결과"라며 "전자의 경우라면 대통령은 즉각 사퇴해야 하며 후자라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안택수 의원의 사과와 속기록 삭제 등을 요구하며 본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이상수 총무는 "안 의원의 발언은 치밀하게 준비된 것으로 정부와 군을 분열시키려는 획책"이라고 분석하고 "우리당의 세가지 요구를 한나라당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정부질문 일정을 모두 보이콧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절충=여야는 이후 몇차례 총무접촉을 가졌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의 회의불참에 대응,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이만섭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속개를 요구했고 이 의장은 속기록을 의장직권으로 수정하는 선에서 회의를 재개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절충안을 수용했으나 민주당이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며 거부해 회의는 정부측 답변을 듣지 못한 채 자동 유회됐다.
여야는 11일 오전 재절충을 벌일 예정이나 양측간에 입장차가 커 국회 정상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재창·김동욱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