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 및 수사당국이 플로리다주(州)에서 발생한 2건의 탄저병 환자 발생원인에 대해 테러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를 꺼리며 단순 범죄의 흔적을 찾고 있는 가운데 탄저병의 자연발생확률이 '10억분의 1'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지(紙)에 따르면 랜디스 크로켓 플로리다 보건부질병통제소장은 탄저병 환자로 판명된 타블로이드판 신문인 '선'지(紙)의 직원 두 명이 이번처럼 "지극히 유사한 증상의" 탄저병에 자연발생적으로 걸릴 확률은 10억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탄저병은 대부분의 의사들조차 의료서적을 통해서만 접해볼 수 있는 희귀한 질병으로 가장 최근 발견된 것 역시 약 80년전 미국에서였다. 탄저균은 폐에서 기생하는 것으로, 조기 발견해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기도 하다. 애틀랜타에 위치한 연방질병통제센터는 테러범들이 생물학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탄저균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탄저병 발병이 "명백한 범죄수사 대상"이라고 밝히면서도, "이번 발병이 테러와 관련됐는지 여부에 관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법무장관의 이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모하마드 아타를 비롯한 일부 9.11 테러범들이 선지(紙) 건물 근처에 위치한 한 비행장의 농약살포기에 큰 관심을 쏟았었다는 보도들로 인해 플로리다 주민들사이에서는 이번 발병이 테러와 관련됐을 것이란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아타를 포함한 일단의 중동인들은 9.11테러전 이 비행장을 방문, 비행기의 운항거리와 연료량 등을 질문하는가 하면 비행기를 촬영하기도 했다. 오사마 빈라덴과의 관계 때문에 지난 8월 비행훈련중 체포된 자카리아스 무사위에게서는 농약살포기 사용 매뉴얼이 발견되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또 테러범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중살포 방법을 상세히 익힌 사실도 밝혀냈다. 미국의사협회의 대부분 전문가들은 첨단 생물학 기술없이는 개인이나 한 단체가 탄저균을 보유할 수 없다고 단정하면서도 그러나 "실질적인 자금지원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는 독자적인 단체라면 공격할 수 있을 정도의 탄저균을 보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라크는 이미 이를 무기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00명 이상의 선지(紙) 직원들은 동료 2명의 발병이 확인된뒤 몇시간동안 모두 진단과 예방용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탄저병은 대인(對人)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으며 증상이 나타나기전 항생제 치료로 예방된다. 탄저병은 초기에는 인플루엔저(감기) 감염 증상을 보이다가 급속히 폐렴으로 번진뒤 사망에 이르게한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솔직히 말하자면 명확한 연구 및 다른 조사 결과가 없기 때문에 현재 우리는 이번 발병 원인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파리 = 연합뉴스) 김은주특파원 kej@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