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쇄 테러참사의 배후조종자로 추정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이슬람 단체인 알 카에다는 9일 전세계 이슬람 신도들에게 미국에 대항해 성전(聖戰)을 감행하라고 촉구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알 카에다의 한 대변인은 이날 카타르의 알-자지라 위성TV를 통해 방영된 연설에서 "성전은 모든 이슬람 신도의 종교적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코란의 한 구절을 인용, "자신들을 억압하는 누구에 대항해서도 투쟁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사전 녹화된 비디오 연설을 통해 지난달 11일 발생한 미국 워싱턴과 뉴욕 테러를 찬양하면서 항공기 납치자들은 "훌륭한 일을 했으며" 투쟁장소를 미국의 심장부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미국인들이 삶에 열성인만큼 죽음에 열성인 젊은이들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추가 공격이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지난 7일 밤 시작된 미국-영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증오의 새 장을 열었다"면서 "재력과 정신력, 그리고 신에 대한 신앙으로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아프간은 십자군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이슬람 공동체는 그 책임을 져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치욕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이번투쟁은 무신론과 신앙 간의 결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알-자지라 TV는 이 비디오 테이프가 언제 제작됐는지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테이프에서 연설한 알-카에다 대변인은 빈 라덴과 비슷하게 흰 터번을 썼으며 길고 품이 넓은 흰 겉옷을 입고 있었고 흑갈색의 배경을 등에 지고 서 있는 모습이었다.


(카이로 AP=연합뉴스) h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