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유권자 10명중 6명은 내년 대선이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간 양자대결이 아닌 다자대결 구도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제3의 후보로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출마 가능성을 꼽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내년 대선에서 '제3후보'의 등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58.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지난 87년 대선 이후 한번의 예외도 없이 다자간 대결로 이뤄진 전례가 유권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여야 후보군 모두에 만족하지 못하는 '부동층' 유권자가 그만큼 많음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제3의 후보로는 김종필 총재가 31.7%의 지지를 얻어 선두를 달렸다. 김 총재가 1위로 지목된 것은 대선출마 경력이 있는 '거물' 정치인이라는 점 외에도 자민련이 주장해온 'JP 대망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충청 지역에서는 43%, 경북지역에서도 35%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김 총재 다음으론 'YS-JP 공동지원 인물'(25.1%), 무소속 정몽준 의원(20.4%) 등이 거론됐다. 제 3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17.5%에 달했다. 이는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31.1%) 또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24.5%)는 응답에는 못미치나 나름대로 상당한 영향력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설(說)로만 언급되던 '제3후보'의 파괴력을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대목이다. '제3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해도 내년 대선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변수임에는 틀림없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