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일자) 올들어 9번째 내린 미국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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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일 연방기금 금리를 연 3.0%에서 2.5%로 0.5%포인트 인하한 것은 미국 및 세계경제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조치다.
미국의 이번 금리인하가 올들어 9번째이자 지난 9월11일의 연쇄 테러사태 이후만 해도 두번째로 유례없이 빠르게 대응한 것도 그렇고,금리수준이 케네디 정부시절인 지난 62년 7월의 연 2.5% 이래 39년여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는 것도 미국경제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님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리는 아닐성 싶다.
문제는 과연 이번 금리인하가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에 어느정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 부시행정부의 경제회생에 대한 확고한 정책의지를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결과는 좀더 두고보아야 하겠지만 가라앉고 있는 소비심리를 부추기는데 큰 힘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벌써부터 11월중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런 저런 사정을 종합해 본다면 빠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란 난망이라는 얘기다.
대미 의존도가 유달리 높은 우리경제로서는 참으로 걱정되는 사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번 금리인하가 미국의 경기침체를 다소나마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다행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으로는 미흡한 게 사실이라면 우리의 정책대응 수위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더구나 이번 미국 금리인하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수출부진에 더해 달러화 가치하락 등으로 우리의 수출 가격경쟁력 저하요인으로 작용한다면 결코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미국금리 인하와는 별개로 내수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보다 과감한 정책대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초저금리가 국제금융시장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에 대해 좀더 면밀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달러화 가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국제자본이동은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인지,세계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등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매우 긴요하다.
물론 아직도 전쟁에 버금가는 미국의 테러응징이 언제 어떤 강도로 단행될지가 큰 변수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우리로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서둘러 구체화시키고,강력하게 추진해야 함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