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회복 늦어지는 세계통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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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산업 회복에 대한 전망은 마치 신기루같다.
목마른 여행자가 터벅터벅 걸어 사막을 통과할때 시원한 오아시스의 환상은 가까이 가면 사라졌다가 멀리 떨어지면 다시 나타나곤 한다.
통신산업이 한때 붐을 이루다가 올해 침체의 늪에 빠지자 애널리스트들은 2002년 중반에는 통신분야가 확실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회복시기를 2002년 말로 늦췄다.
이제는 성장에 대한 애타는 전망이 '9.11테러' 때문에 2003년으로 밀려나게 됐다.
새롭게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통신업체들의 자본투자는 내년에 2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부문 전문가들이 예측한 것의 두배 이상이며 올해 감소폭인 5%보다 훨씬 악화된 수치다.
통신산업 경기악화의 첫번째 조짐은 미국 월드콤이 자본지출을 삭감한다고 발표한 지난 8월29일에 나왔다.
당시 이 회사는 내년 지출을 올해보다 31% 줄인다고 밝혔다.
같은 날 통신네트워크용 광섬유를 생산하는 코닝은 갑작스런 주문감소로 실적달성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9월4일 발표된 리먼브러더스의 보고서는 주요 통신업체들의 내년도 자본지출이 올해 20% 줄어든 8백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통신분야 침체는 이 분야 수요의 75%를 차지하는 주요 통신망사업자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통신망 사업자들은 기존 전화망이 현재 수요를 맞출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용량을 가지고 있어 추가장비 구입의 필요성이 줄어들자 내년도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있다.
망사업자들은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신생 통신업체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지난 몇년간 전화망 구축작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윈스타커뮤니케이션, 텔리젠트 등 신생 망사업자들이 파산신청을 함에 따라 주요 망사업자들은 자사 네트워크 구축을 늦추고 있다.
그렇다면 통신산업 회복전망이 신기루 이상으로 확실해 지는 시기는 언제쯤 일까.
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지난 8월 매출이 2003년에 10∼12%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에 닥칠 어려움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루슨트가 과연 2003년에 그같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투자은행 프리드만 빌링스 램지의 분석가인 수잔 칼라는 2003년에는 성장세를 회복하겠지만 루슨트가 예측하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