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세키(회석.會席)요리를 아시나요" 외국에 오래 체류할때는 제대로 된 한국음식을 그리워하다가도 귀국하면 외국에서 맛보았던 음식을 못잊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입맛을 크게 거슬리지 않는 일본음식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국내 어디에나 널려있는 일식점 중에서 "그때 그맛"을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일본 정식요리인 "가이세키"를 제대로 맛보기는 웬만한 노력없이는 힘들다. 이런 사람들에게 압구정동 "귀선(기후네)"은 뜻하지 않은 반가움을 준다. 일본 전역에 30여곳의 체인점을 가진 전통 일식 레스토랑 "기후네"의 가이세키 요리 맛을 그대로 옮겨다놨기 때문이다. 기후네 출신의 일본 요리사들과 한국 고급호텔 출신이 주축이 된 18명의 요리사가 정통 가이세키 요리를 재현해낸다. 귀선의 가이세키 요리는 에피타이저인 사끼스께와 젠사이로 시작된다. 랍스터와 새우,다시마 국물로 데친 계란말이 등으로 입맛을 돋운다. 그 다음에는 담백한 맛의 시미모노(국.스프)와 함께 사시미(회)가 테이블을 채운다. 일본 깻잎에 쌓인 참치와 학꽁치 등이 깔끔하고 은은한 맛을 준다. 포도와 메실를 섞어 만든 "귀선와인"을 곁들이면 일품이다. 사시미 뒤로 니모노(토란,해초,쇠고기 등을 삶은 후 국물에서 익힌 것),야끼모노(생선 구이요리),무시모노(찜요리),아게모노(튀김요리) 등이 연이어 나온다. 적당히 배가 불러오면 스노모노(무침요리)로 산뜻하게 입가심한다. 가을의 야끼모노는 소금구이 은어가 제맛을 낸다. 스노모노인 계란 노른자 소스를 얹은 관자도 이색적이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포도에 젤라틴을 입힌 구다모노(후식.과일)가 여운을 더해준다. 가이세키 요리는 5만~10만원으로 다양하다. 5만원짜리라도 양이나 맛에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각종 정식과 돌냄비요리,회덮밥 등은 3만~2만원 수준에 즐길 수 있다.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여유있게 꾸며졌다. 최고 3백20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고 인원에 따라 다양한 규모의 별실이 마련돼있다. 일본 기후네를 같이 운영하는 장현숙 대표는 "앞으로 여러가지 재료를 통해 메뉴를 다양화할 것"이라며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은 강남과 여의도 등에도 지점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02)517-2233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