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6월6일과 1991년 1월17일.앞의 것은 2차대전 당시 아이젠하워 장군의 지휘 아래 실시된 '노르망디 상륙작전', 뒤의 것은 걸프전 때 슈워츠코프 대장이 이끈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초토화시킨 '사막의 폭풍작전' 개시일이다. '사막의 폭풍 작전' 당시 다국적군은 먼저 이라크의 미사일기지와 통신시설 발전소 비행장 무기공장과 군사거점을 맹폭격, 지상전 시작 전에 이라크군의 전력을 50%이상 감소시켰다. 게다가 이라크군이 전방 방어에 정신없을 때 지상군 주력부대를 2주동안 쉴새없이 서쪽으로 은밀히 이동시켰다. 그리곤 쿠웨이트밖 해상에 병력을 배치함으로써 이라크군으로 하여금 쿠웨이트 남쪽에서 상륙해올 걸로 믿게 한 다음 서쪽 사막에서 기습,이라크군의 보급선과 퇴로를 끊음으로써 총공격 6주만에 이라크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냈다. 이 작전 수립의 주역들이 세웠다는 아프가니스탄 공격 작전명이 '무한 정의(Infinite Justice)'에서 '항구적 자유(Enduring Freedom)'로 바뀌었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뉴욕 대참사 이후 본토경계 작전을 '고상한 독수리(Noble Eagle)'로 명명하는 한편 아프가니스탄 인근에서의 군사작전은 '무한 정의'로 붙였는데 이슬람권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소리가 높자 곧바로 대체한 것이다. '무한정의'는 이슬람권에서 '절대적 정의(Ultimate Justice)'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이는 절대적 정의란 신만이 행할 수 있다고 믿는 이슬람권 사람들에게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으로 여겨질 소지가 높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선 '무한정의'가 '정의를 위한 끝없는 전쟁'으로 해석되면 미국이 적절한 때 물러설 수 없고 그럴 경우 서구와 아랍권의 대대적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데 대한 우려도 작용했을 거라고 풀이한다. 이름만 바꾼 게 아니라 아예 '이번엔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같은 D데이는 없다'고 천명했다는 보도다. D데이도 없는 싸움에 작전명을 붙이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이슬람권 전체와의 전쟁으로 치닫지 않으려 신경쓰는 것만도 천만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