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에세이들도 풍성하다. 이화이(李和而)의 산문집은 산문과 시,사진 등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삶의 진리를 그윽히 음미하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노작가 김학철옹은 난세에 정의의 불을 밝혔던 기개가 넘친다. 연휴기간중 대조적인 두 산문집중 택일해보자.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여행=시인 원재훈이 이화이라는 필명의 에세이스트로서 출사표를 던진 작품. 순수하고 애틋한 감성으로 아련한 추억과 사랑을 불러온 그가 "인생은 태어난 곳을 향한 여행"이란 화두를 들고 삶의 진정성을 찾는 여정을 기록했다. 구례 산수유마을,벽제 화장터,파주 쇠꼴마을,풍수원 성당,남해 금산과 미조항 등을 떠돌며 깨달음의 단상들을 옮겨적는다. "인생의 길은 마치 나무와 같아서 곧게 뻗어 올라가면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옆으로 한눈을 팔때 심심해서 옆으로 나갈때 무엇인가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아름다운 풍경이 독자들의 눈길을 오랫동안 붙든다. (생각의나무) 우렁이속같은 세상=소설 "격정시대" "해란강아 말하라" 등으로 잘 알려진 독립투사 출신의 중국교포 작가 김학철옹의 산문집. 치열한 삶을 지낸 노작가의 기개와 꼿꼿함,불의에 대한 준열한 비판이 담겨있다. 조선의용대의 일원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하던 시절과 문화혁명때 옥고를 치른 일화 등을 통해 사회주의 현실과 세태를 풍자한다. 또 유치원다니는 손녀가 절름발이 할애비와 뽀뽀할 때는 꼭 한쪽 다리를 든다는 "평등한 뽀뽀",커피를 잘 엎지르는 가정부 때문에 아예 사발에다 커피를 마신다는 "사발커피" 등 유머와 해학도 잊지 않고 있다. (창작과비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