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내에서 위장신분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국 해외정보국(MI6)의 전문 요원들이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를 파악했다고 영국 주간 뉴스오브더월드가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007 영화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와 같이 제한적 살인면허를 갖고 있는 'MI6 요원들이 아프가니스탄 북동쪽 접경지대 잘랄라바드에 가까운 무인지대에 있는 빈 라덴을 추적해냈다고 전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의 대변인은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에 있다. 우리는 그가 거기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게 보도해달라"고 확인했다. 이 대변인은 빈 라덴의 정확한 소재지가 밝혀졌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가 있는 곳을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한 고위 소식통도 정보요원들이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빈 라덴을 "활발하게 추적해왔다"고 확인하고 "그들은 좋은 정보를 제공받아 이에 따라 움직이고있다. 영국이 빈 라덴 추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정보는 블레어 총리의 외교정책 자문관으로 정부 합동정보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내정보국(MI5)과 MI6 및 기타 정보기관들을 사실상 지휘하고 있는 데이비드 매닝 경과 군사자문관 토니 비곳 장군에 의해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블레어 총리에게 전달됐다고 신문은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 20일 백악관 만찬도중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이 정보를 전달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신문은 CIA는 아프가니스탄내에 요원이 한명도 없으나 MI6는 소수의 전문팀을 지난 99년부터 운용해왔다고 말했다. 이 MI6 전문팀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터키 등의 마약 생산업자들을 수사해왔으나 지난 11일 테러공격 이후 임무가 변경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팀의 요원들은 영화에 나오는 007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 자위를 위한 경우에 한해 살인할 수 있는 면허도 가지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총리실은 빈 라덴의 소재가 파악됐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으나 아직 그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