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당분간 힘들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경우 향후 남북관계는 독자적으로 진척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 주최로 서울 장충동 타워호텔에서 '제5차 남북 장관급회담 평가 및 미국 테러 대참사가 북미관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김 교수는 "미국이 테러 참사에 대한 대응을 강경, 신중 어느 쪽으로 선택하든 북미관계의 급속한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북한이 미국을 통한 안전의 확보와 경제난 극복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을 납득할 경우 오히려 남북관계는 독자적으로 진척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경의선 복원 등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은 남한의 의도를 의심하거나 안보적 의미에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성주 성균관대 교수는 "전력, 쌀 지원 등 북한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선 신중한 대책과 국민 여론을 반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유연한 상호주의를 취할 필요가 있는 식량 지원과 달리 전력협력 분야는 전략적 성격을 갖고 있는만큼 엄격한 상호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장청수 한국정책개발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유석렬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조동호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김근식 아태평화재단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용성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