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워싱턴 테러공격 사건의 배후에 이라크가 있을 가능성이 공식적으로 제기돼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보복 여부 등 미국의 향후 대응조치 및 상황전개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서 1개 이상의 국가가 이번 테러공격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복수의 국가들이 어떻게 테러범들을지원했는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이라크라는 국명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이날 한 정보 보고서를 인용,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먼저 여객기를 충돌시킨 납치범 가운데 1명이 금년 초 유럽에서 이라크 정보기관 책임자와 접선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과 언론의 보도는 미국이 7개 `테러지원국' 명단에올려 놓은 이라크를 배후 용의 국가의 하나로 지목하고 있고, 만약 그러한 사실이확인될 경우 이라크에 대해서도 보복을 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대해 일부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이 빈 라덴 인도 전제조건을 제시하는 등 타협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아프간에 집중됐던 미국 대테러 공격의 초점이 흐려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대테러 전략의 중심을 이라크로 옮기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라크는 미국의 보복공격 대상에 자국도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데 대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가 발행인으로 돼 있는 일간지 바벨은 18일 "우리는 미국의 보복 공격 대상에 우리가 상위에 올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낌새를 눈치채고 이에 대비하고 있는 듯한 논조를 나타냈다. 이 신문은 또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이 보복 공격의 주목표라고 밝히고 있으나 아프가니스탄 이외의 이른바 `테러지원국'에 대한 공격으로부터 관심을 돌리려는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18일 미국과 서방세계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고시온주의에 의한 이슬람권과 기독교권의 `문명충돌' 기도에 대해 경고했다. 시온주의가 세계 지배를 위해 기독교외 이슬람이 충돌하도록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주장이다.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보스턴의 로건국제공항을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제11편 여객기를 납치해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의 남쪽 타워에 충돌시킨 모하메드 하타(33)가 금년 초 유럽 모처에서 이라크 정보기관 수뇌와 만났다는 보고서를 받았으며, 정보기관 관계자들도 그 보고서 내용이 정확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무려 5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난 것으로 추산되는 테러공격 사건과 한 외국 정부를 관련시킨 최초의 공식 자료다.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이것이 이라크의 테러공격 관련 사실을 명백하게 입증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미국이 아닌 한 국가가 지난 11일의 테러공격을 지원,교사했거나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굳혀주는 첫 증거라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독일의 모 대학의유학생인 이집트인 하타가 여객기 4대를 납치한 테러분자 19명의 세포 책임자이고 아메리칸항공 제11편을 납치해 조종한 범인인 것으로 믿고 있다. 미국 테러공격 사건의 배후에 이라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맨 먼저 지적한 사람은 제임스 울시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다. 울시 전 국장은 지난 16일 주간 '더 뉴 리퍼블릭'과의 인터뷰에서 "1993년 세계무역센터 테러 당시의 잘못된 인위적 분석 때문에 오사마 빈 라덴이 배후로 지목되고 있으나 실제 배후는 후세인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1993년 테러 당시 법인으로 체포된 람지 유세프는 빈 라덴을추종하는 파키스탄인이라고 공식적인 결론이 났지만 여러 가지 정황증거들은 그가압둘라 바지트라는 이름의 이라크인임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