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이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인도를 위한 4대 전제 조건을 제시, 미국의 테러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탈레반측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파키스탄 협상대표단에게 △제3의 중립적 국가에서 라덴을 재판할 것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것 △탈레반과 대치 중인 북부동맹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 △경제지원을 제공할 것 등 인도조건을 제시했다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6명의 대표단 중 파이즈 질라니 정보부 차장을 포함한 2명이 이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돌아와 미국측과 협의를 벌인 뒤 아프가니스탄으로 다시 들어갔다고 통신은 전했다. 라덴의 신병인도 여부를 확정짓기 위해 수도 카불에서 열리기로 했던 이슬람 성직자회의는 연기됐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런던금융시장에서는 탈레반정부가 대미 성전을 선포했다는 탈레반 라디오방송의 뉴스가 전해지면서 미국의 2년물 국채값이 50년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 자신과 고위급 국가안보회의 위원 등 9명으로 이뤄진 전시(戰時)내각을 구성했다. 한편 탈레반측은 최고 2만5천명의 병력과 함께 러시아제 스커드미사일을 포함, 대형 중화기들을 파키스탄 국경지역에 전진 배치했다. 이에 맞서 파키스탄군도 국경지대에 대거 병력을 집결시켜 양측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고 파키스탄 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