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이슬람권은 미국에 대한 지하드(聖戰)를 촉구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의 요청을 거부하고 나섰다. 제 2대 이슬람단체 무하마디야의 샤피 마아립 의장은 17일 "우리는 신중해야 한다. 지하드는 엄청난 파장을 갖기 때문에 탈레반에 대한 감정적 관계를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이번 발언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오사마 빈 라덴 체포와 테러 지원국 응징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경우 지하드를 펼칠 것을 이슬람세계에 촉구한 탈레반 지도자들의 요청에 대한 답변이다. 샤피 의장은 또 "(미국 연쇄테러 사건을 둘러싼) 문제가 아직까지 명확하게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이슬람교도들은 온건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하산 위라유다 외무장관은 17일 "미국 동시다발 테러가 어떠한 동기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인도네시아는 전세계에서 테러세력을 축출하려는 국제사회의 모든 협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함자 하즈 부통령은 "외국인들은 인도네시아 이슬람을 폭력을 좋아하는 '호랑이'나 다른 종교에 대한 위협 세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미국 테러사건 이후 증폭되고 있는 서방의 이슬람권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비난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