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및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국경에 병력을 집결시키는 가운데 아프간 집권 탈레반이 17일 영공폐쇄에 나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전군에 공격대기령을 내리고 특수부대를 파키스탄에 보낸데 이어 이날 일본 주둔 미군기지에서 미사일 순양함 등을 아프간 쪽으로 출항시키는 등 함대와 전투병력을 본격적으로 전진배치했다. 미국은 특히 핵무기 사용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ABC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핵무기 사용배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을 생각해 봐야겠지만 '노(NO)'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은 "암살 등을 포함한 더러운 전쟁에도 의존해야할 것"이라며 "장기전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BBC 방송은 이와관련, 이날 미국의 테러 전쟁 목표가 아프간을 포함해 최대 60개국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을 3일내 인도하라'는 미국의 최후통첩을 든 대표단을 17일 아프간에 보내 탈레반과 협상에 돌입했다. 하지만 탈레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카타르의 한 TV를 통해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전혀 진전은 없다"며 "라덴을 넘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또 토크햄을 비롯한 국경 주요지역에 대공포를, 파키스탄 접경에는 대규모 병력을 전진배치시켰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