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연이어 낮추고 있다. 각 은행이 위험도가 높은 기업대출보다는 가계대출에 주력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개인대출 금리를 경쟁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것. 대출금리를 3개월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와 연계시킨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평화 외환 조흥은행 등 여러 은행들이 시중금리 하락에 맞춰 연 6%대까지 최저금리를 낮췄다. 1~2년전 두자릿수 금리로 대출받던 때와는 큰 차이다. 따라서 과거 고금리 시절에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현재 낮아진 금리와 비교해보고 한 푼의 이자부담이라도 덜 수 있다면 과감하게 "대출 갈아타기"를 해볼 만하다. 갈아타기 대상으로는 금리연동형이 보다 유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되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은 각 금융회사마다 금리체계가 조금씩 다른데다 설정비 면제 등 조건도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각 금융회사의 조건을 꼼꼼히 따져본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출금리 줄줄이 인하=실세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6%대까지 떨어졌다. 3개월 CD연동형 대출의 경우 13일 기준으로 외환은행이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연 6.31%까지 낮췄다. 조흥 주택 신한 한미 한빛 하나 제일 등 대부분 은행이 최저 연 6%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씨티은행과 HSBC 등 외국계 은행들도 연 6%대까지 우대해준다. 전문가들은 시중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전망인 데다 은행간 대출유치경쟁까지 불붙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세금리연동형 대출=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개월 CD금리 연동형,기준금리(프라임레이트) 연동형,확정금리형 등 3가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CD연동형은 91일만기 CD유통수익률에 약 1.5~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결정하는 체계다. CD수익률 변동에 따라 3개월마다 적용금리가 바뀐다. 현재 은행별로 연 6.9~11% 수준이다. CD수익률은 시장실세금리가 하락하면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금리하락기에는 CD연동형 대출이 다른 유형보다 훨씬 유리하다. 기준금리 연동형은 은행의 우대금리에 일정수준의 가산금리를 더하는 식이다. 통상 1년마다 금리를 재조정하기 때문에 금리하락 효과가 CD연동형만큼 즉각 반영되지는 않는 편이다. 얼마나 아낄 수 있나=A은행에서 연 11.50%의 금리로 5천만원의 아파트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B씨의 경우를 보자. B씨가 근저당 설정비 및 말소비용까지 면제해 주는 C은행의 연 6.9%짜리 아파트담보 대출로 갈아타면 이자를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까. A은행이라면 연간 이자가 5백75만원이나 되지만 C은행으로 옮기면 연간 이자가 3백45만원으로 2백30만원 줄어든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대출금의 1%라고 가정한다면 수수료로 50만원을 내더라도 1년에 1백80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대출 갈아타기 유의점=대출을 바꾸려면 우선 현재 빌려 쓰고 있는 조건부터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아무리 이자가 낮더라도 대출을 옮기기 위해 들어가는 각종 수수료와 비용이 이자가 줄어드는 것보다 더 많다면 갈아타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부분 은행들이 2년 이내에 상환하면 대출금액의 1~1.5%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물리고 있다. 또 설정된 등기를 말소하고 새로 등기를 내야 하기 때문에 10만~30만원 정도의 부대비용도 든다. 대다수 은행들이 1천만~2천만원 이상을 빌려야 담보설정비를 면제해주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대출금액도 고려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출금이 1천만원 이상으로 만기가 1년 이상 남았고 금리 차이가 1%포인트 이상 난다면 다른 대출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