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수시로 다운되고 행사규모도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어 도무지 흥이 나지 않았어요. 세계 3대 게임쇼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난 2∼4일 영국 런던의 엘셀전시장에서 열렸던 게임박람회 ECTS에 참가한 국내 게임업체들의 볼멘 목소리다. 이번 ECTS행사는 사전준비 소홀과 행사장 인프라 미비,국내 참가업체의 기형적 구성 등으로 행사가 끝난 뒤에도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주최측인 CMP측의 사전마케팅 실패로 행사규모가 대폭 줄어 첫날부터 김이 빠지는 행사가 되고 말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EA 닌텐도 세가 등 세계적인 게임업체 대부분이 불참했던 것.이 때문에 세계 게임업계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던 국내외 게임관계자들은 첫날 전시장을 둘러본 후 다음날부터는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CMP의 앨리스 윈 마케팅 매니저는 "비디오게임기 시장을 놓고 일대 격전을 준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의 불참이 타 업체들에 영향을 미친 것 말고는 뚜렷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해 사전준비가 미흡했음을 시인했다. 열악한 인터넷 인프라는 취재진과 참가업체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인터넷이 수시로 불통되는가 하면 일부 국내업체들은 아예 IP를 할당받지 못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온라인게임을 구현해보이는 데 적지 않은 애를 먹었다. 게임지원센터는 이같은 전시회에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온라인게임업체를 중심으로 한국관을 설치,업체선정에 문제가 적지 않음을 드러냈다. 모뎀기반의 인터넷사용자가 대부분인 유럽 전시회에 온라인업체 중심으로 한국관을 구성했던 것이다. 행사기간중 계약고를 올린 업체들이 어뮤즈월드 키즈앤키즈닷컴 등 아케이드,PC게임업체라는 사실을 보면 센터측의 해외마케팅전략이 얼마나 졸속이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주최측의 준비소홀과 게임종합지원센터의 해외마케팅전략 부재가 함께 드러난 이번 ECTS를 보면서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김형호 IT부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