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도 변해야 합니다. 40-50대가 주시청자이지만 젊은층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사극을 내놓을작정입니다."


안방극장의 사극열풍을 타고 `사극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며 다시 `뭉친' 「허준」팀의 이병훈 PD는 소설가 최인호의 화제작 「상도」(商道) 제작을 진두지휘하다 잠시 짬을 내 오는 10월 시청자 곁으로 다가갈 드라마「상도」의 관전 포인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병훈 PD와 최완규 작가가 다시 호흡을 맞춰 역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유로 방송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 아무래도 그에게는 큰 짐이 되는 듯 했다.


늦더위가 채 가시지 않아 햇살이 따가운 의정부 세트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스태프들이 잠시라도 나태해지지나 않을까 독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미 시청자들이 2년전에 「허준」의 맛을 봤기 때문에 그 수준보다는 나아야한다는 것이 큰 부담입니다. 그 수준이면 결국 시청률이 떨어질게 뻔하지 않습니까.이 때문에 마음만 앞서나가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가 털어놓는 고충은 이 뿐만이 아니다.


"사실 `재미있게' 만든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바로 그게 딜레마죠. 그래서 연기자들에게 작위적인 연기를 피하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경제사극'을 어떻게 재미있게 끌어갈 것이냐는 물음에는 "`조선후기 상업사', `조선시대 화폐상' 등 조선시대의 상업적 배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을 20여권 구해 최 작가에게 참고하라고 전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전달하려는 열의가 묻어났다.


연기자들은 어때요?


"김현주는 그동안 너무 가볍다는 이미지가 풍겼는데, 어떻게 저런 무게있는 연기가 나올까 저도 놀랐어요."


"이재룡도 집념과 철학, 패기와 생동감이 다소 약해 보였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겁니다."


다른 연기자들도 일일이 열거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치 「허준」연기자들이 드라마가 끝난뒤 각종 CF로 톡톡히 재미를 본 것처럼 이번에도 다양한 스타들이 탄생할 것을 예고하는 듯 했다.


이런 연기자들의 연기변신에는 누가 뭐래도 이 PD의 화려한 `이력'이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1973년부터 10여년이상 탤런트 교육을 해온 그다.


`신인들의 연기를 뜯어고치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판이 빈말이 아님을 이번에도 다시한번 입증해 보이겠다는 각오가 대단해 보인다.


(의정부=연합뉴스) 이명조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