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비금융권 회사들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종합상사 IT(정보기술)기업 여행사 등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수익원을 발굴하고 신규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은행들이 제휴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데다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별로 없어 "속빈 강정"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비금융권과 제휴바람=기업은행은 최근 삼성물산과 제휴를 맺어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삼성물산의 전세계 영업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및 지원업무도 삼성물산과 공동추진키로 했다. 기업은행은 인터넷 경매회사인 옥션의 경매사이트에 중소기업전문코너도 신설,중소기업의 사이버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이 코너를 이용하면 옥션과 개별 계약을 맺을 때 보다 연간 2백3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인터파크와 제휴를 맺고 "하나여행적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인터파크의 여행상품을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또 코리아트래블즈와 독점계약을 맺고 관광상품권 판매도 대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제휴를 맺고 회원사에 대한 무역금융 융자한도를 높여주고 있다. 야구단 두산베어스와도 제휴해 우수고객을 무료로 경기장에 초청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에도 나서고 있다. 한빛은행은 iMBC와의 제휴로 거래고객에게 공연장 할인혜택이 있는 문화카드를 발행하고 있으며 외환은행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손잡고 환율우대서비스 등 공동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문제점은 없나=대부분 은행이 수십건의 제휴를 맺고 있지만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익원 발굴과 고객확장이라는 제휴의 본래 취지와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다. 제휴사업을 각 본부별로 따로 추진하는 은행들의 경우 종합적인 관리가 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S은행 관계자는 "제휴업무를 통합관리하는 조직이 따로 없어 전체 제휴현황을 파악하려면 각 부서 담당자에게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동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경영전략을 토대로 사전조사를 충분히 한 상태에서 제휴를 맺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