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미국의 경기악화와 하이닉스 반도체 위기로 사흘째 하락했다. 거래소에서 개인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내성을 보여준 데다 외국인의 선물매수로 낙폭을 축소, 하방경직성을 보여줬다. 내부적으로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 대형주가 낙폭이 크지 않고 버텨준 것이 힘이 됐다. 외국인이 현물 매도에 적극 가담하지 않은 것 역시 지수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한 일본, 국내 경기 악화 우려감이 팽배하고 하이닉스 위기 등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시장 환경은 점점 나쁜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30일 코스피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0.30포인트, 0.43% 하락한 69.20으로 마감, 지난 사흘간 내리 떨어졌다. 갭하락하며 68.40에 출발해 68.35를 저점으로 찍은 뒤 69.45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시장베이시스는 개장초 콘탱고를 보이기도 했으나 장중 마이너스 0.40대를 주로 보이다가 장후반 더 밀려 마이너스 0.61로 백워데이션이 심화됐다. 프로그램 매매는 매도가 매수보다 여전히 많았다. 매도는 차익 127억원, 비차익 358억원을 합쳐 485억원이었고, 매수는 비차익 260억원을 중심으로 279억원에 그쳤다. 매매주체별로는 투신이 3,300계약의 신규매도를 앞세워 3,118계약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1,654계약을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에 가담했다. 반면 외국인이 신규매수 5,500계약을 앞세워 3,945계약의 순매수를 보였고 증권도 1,236계약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 미국 시장·하이닉스 관건, 하락 전망 우세 = 이날 시장은 거래소에서 종합지수가 10포인트나 낙폭을 축소하고 거래량이 대량 터지긴 했으나 선물시장에서는 거래량이 10만계약 밑으로 대폭 줄면서 관망세가 농후했다. 거래량은 8만6,678계약을 기록, 지난 27일 13만계약 이래 사흘째 감소했다. 선물거래자들은 일부 포지션을 줄이거나 좀더 적극적으로 매도헤지에 나서는가 하면 시장지표상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이 심화되고 호가 공백도 확대되는 등 향후 하락 염려감에 몸을 웅크리는 게 역력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다우지수 10,000선, 나스닥지수의 1,800선 지지 여부가 시장에 대한 시험대다. 일본 닛케이지수의 17년증 최저치 경신행진이 언제 종지부를 찍느냐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내달 3일로 예정된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채권단의 처리방침이 어떻게 나오는가가 최대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선물시장의 한 브로커는 "미국의 경기문제가 새로운 악화국면이고 최대 관건인 하이닉스 처리에 따른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며 "악재가 부각되는 장이어서 하향가능성이 우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저가 매수세를 중심으로 지지력이 확인되고 있어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선물 딜러는 "9월물 만기를 불과 2주가량 남겨놓은 상황에서 시장심리가 극도의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며 "매도가 얇아 낙폭이 축소된 점은 있으나 매수에 나서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선물시장의 다른 브로커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비교적 탄탄해 500선이 붕괴될 만큼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장환경이 나빠지고 있어 70선을 중심으로 반등시 매도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