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을 재선거 공천문제로 촉발된 청와대와 민주당간 내홍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전날 당무를 거부했던 김중권 대표가 28일 출근,청와대 비서진의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해 여권내 권력투쟁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잠잠했던 조기 당정개편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김 대표 청와대 비서진 공격=김 대표는 당 4역회의를 주재한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청와대 비서진이 왜 당무에 대해 말을 하느냐"고 비난하고 "자기(청와대 보좌진) 몫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청와대 비서관들은 그림자가 돼야 한다"며 "(청와대 비서관들은) 얼굴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구로을)선거의 중요성과 지역주민의 희망을 고려해 당이 (나에게) 출마해 달라고 종용했을 뿐"이라 해명하고 "내가 출마에 의견이 있는 것처럼 보는 것은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김 대표는 당4역회의에서도 "당이 정치의 중심축에 서야 한다. 당이 무기력해서는 안된다"면서 "선거에서 심판을 받는 것은 당이며,당이 힘없이 보이면 국민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부상하는 조기 당정개편=그간 수면하로 잠복했던 조기 당정개편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김 대표가 청와대 비서진 문제를 제기한 이상 당과 청와대,정부개편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한다는 시각이 여권내에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24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 대통령에게 당 대표와 총리,청와대 비서실장 등 주요보직을 포함한 대대적인 당정쇄신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웅 대표 비서실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과 정부,청와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