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의 급반등을 계기로 종합지수가 삼성전자 등 대형 불루칩 위주로 사흘만에 반등했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지난 금요일 4% 이상 상승하며 주간단위로 2% 가량 올라 추가 급락 우려감이 준 데다 시스코 시스템즈의 경영안정 발언을 계기로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있는 점이 매수에 힘을 실어줬다. 수급면에서도 외국인 매수가 1,000억원 이상 유입됐고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가 동반, 수급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 지수 60일선 돌파, 20일선 지지력 강화 = 기술적으로 봤을 때 지수상으로 단기 심리적 지지선인 5일과 10일 이동평균선을 사흘만에 갭상승으로 회복됐다. 최근 1차 저항선으로 강력하게 보였던 575대의 60일선을 상향 돌파한 것이 무엇보다 답답증을 해소시켜준 측면이 있다. 종합지수가 60일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5일 이래 약 8주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8월 들어 상향돌파된 20일선의 지지력이 좀더 강력해지고, 지난 21일 재차 회복한 120일선에 대한 지지력에도 안정성이 더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20일선과 120일선은 565와 567대에 걸쳐 있다.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을 약세로 보고 그 속에서 박스권을 그렸다고 할 때 최근 흐름이 저점과 고점을 다소 높이면서 추세터널의 출구가 위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고점 부근이 600선까지는 접근할 가능성은 높아진 듯하다.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중저가 대중주의 순환매 과정이 일단락되는 시점에서 한단계 레벨업을 이뤄주면서 공간을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도 순환매가 좀더 이어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 미국 시장 반등 연장되나 = 시장관계자들은 이날 반등이 미국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미국시장의 동향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여건 면에서 올 4/4분기까지 뚜렷한 모멘텀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시장이 추세나 기저적인 면에서 반등을 확신할 만한 신뢰도는 낮은 상태다. 이번주 수요일 발표되는 미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는 예상치 0.7%에서 0%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 다시 하락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7월중 기존주택 판매 동향도 썩 신통해 보이지 않는다. 소비 부문에서도 컨퍼런스 보드나 미시건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 고용면에서 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 등에 대해서도 금리인하 효과와 조세환급 효과와 함께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일곱 번째 금리인하를 계기로 경기둔화 확산 전망이 반영되며 단기 급락했다는 점에서 시장적 차원에서 경기 악재에 대한 시장반응은 이전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의 동향에 좀더 귀를 기울이면서 단기 시나리오별로 매매패턴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시나리오별로는 미국 시장이 지난주 1,830선까지 급락한 뒤 1,900선을 급속히 회복한 뒤여서 추가 반등을 좀더 이어간다면 좀더 지수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물소화과정이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추가상승이 막힌다면 지수상승과 종목별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이 체감되면서 국내 악재가 서서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 S&P가 방한한 즈음에 다시 터진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외채 조기상환 요구, 계약파기 배수진을 치고 덤벼드는 AIG의 현대투신 재협상 주장 등의 악재는 시장이 해소해야 할 독기운 중의 하나다. 또 대우채 편입 수익증권의 손실 책임을 둘러싼 계약자간 갈등은 투신권의 서울보증보험에 대한 가압류 신청 등으로 확산되고 있고, 9월중 국정감사가 개시되면 구조조정 관련 쟁점별 현안을 헤쳐 나가야 하는 부담도 작용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시장 수급여건 개선되나 =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모처럼 동반되면서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의 차익실현 매도가 증가하면서 상승폭이 줄었으나 시장 수급여건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움트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순매수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종목별로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 포항제철, 국민은행, LG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LG건설 등을 매수하면서 업종대표 우량주에 차별적인 매수세를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좀더 지속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겠으나 보수적인 관점에서 관망, 좀더 적극적으로는 매수쪽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사인으로 읽힌다. 아울러 선물시장에서 시장베이시스가 거의 한달만에 장중 콘탱고를 보이면서 프로그램 매수가 차익 700억원에 비차익 1,100억원을 합쳐 1,800억원이나 유입됐다. 9월물 시작 이래 백워데이션 기조가 크게 심화됐다가 서서히 풀리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선물시장과 시장베이시스 동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