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70선에서 하루종일 지루한 조정을 보였다. 미국 증시가 금리인하 결정 이후 하루의 시차를 보이며 오름세를 보였으나 전날 상승이 심리적으로 과다했던 데다 마땅한 재료가 추가되지 않고 일본주가가 17년중 최저치를 기록하자 외국인 전매플레이가 장을 압도했다. 23일 코스피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0.50포인트, 0.71% 내린 70.20으로 마감했다. 9월물은 미국 주가의 반등 속에서 71.15로 출발한 뒤 71.30까지 올랐으나 매물벽에 부딛혔다. 외국인 전매도가 출회되면서 밀린 가운데 69.90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70안팎에서 지리한 공방을 보였다. 시장베이시스는 여전히 백워데이션을 지속돼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앞섰다. 시장베이시스는 장막판 매수가 유입, 마이너스 0.05로 완화되며 마쳤다. 프로그램 매도가 차익 172억원, 비차익 294억원 등 466억원이었고, 매수는 비차익 307억원을 위주로 360억원이 유입됐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전매도 8,700계약을 앞세워 4,850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투신이 1,390계약, 개인이 946계약, 증권투자가 562계약, 은행이 403계약, 증권이 387계약 등 국내 기관과 개인은 순매수했다. 이날 국내적으로 7개월 가까이 끌어온 정부와 AIG간 현대투신 외자유치 협상이 양해각서(MOU) 체결로 한고비를 넘겼고 IMF 차입금을 전액상환하며 IMF 조기극복을 공식 확인했으나 시장은 시큰둥했다. 오히려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출자전환 이후 감자설 논란에 현대증권 신주의 할인발행으로 '헐값매각 논란'이 일며 시장심리가 흐트러졌다. 반면 AIG는 '7,000원 정도를 생각했는데 8,940원으로 결정됐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가격이 바뀌지 않는다면 다른 부분에서 보상을 받아야겠다'고 주장, 협상타결의 뒷맛이 씁쓸해졌다. 본계약 체결 때까지 협상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듯했다. 삼성전자가 보합선을 유지하며 지수급락은 막았으나 실제 증시에 자금유입이 없는 가운데 순환매가 빨라지며 건설, 증권 등 대중선호주가 급락, 유동성 장세에 대한 미련마저 스러졌다. 시장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지고 새로운 모멘텀은 없어 매물대를 앞둔 상황에서 당분간 70선 안팎의 박스권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동평균선이 수렴하면서 박스권이 69대의 20일선과 71대의 60일선으로 점차 좁혀지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신영증권의 이원종 연구원은 "재료나 수급이나 상승 마인드가 크지 않아 당분간 아래위 모두 막힌 박스권이 예상된다"며 "이동평균선이 수렴하고 있어 조금 더 조정을 받으면 박스권 탈피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의 조철수 연구원은 "외국인 전매가 크게 나오며 하락하긴 했지만 신규매수도 적지 않아 상승 가능성도 열려있다"면서도 "그러나 유동성 기대감이 가고 새로운 재료도 없기 때문에 미국시장 눈치를 보면서 주말을 앞둔 박스권 공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