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개장초의 급락세를 딛고 1,282∼1,283원 근처에서 공방전을 펼쳤다. 장중 역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수급이나 재료상 시장을 움직일만한 동인이 없어 거래는 여전히 부진하다. 오후에는 달러/엔 환율의 미세한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1,280원은 견고하게 지지되고 위쪽으로는 달러/엔에 따라 안착 지점을 찾을 전망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80원 내린 1,283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개장초 119엔대에 있는 달러/엔 환율을 반영, 1,280원을 개장가로 기록한 환율은 달러/엔 오름세와 역외 및 저가 인식 매수세를 바탕으로 낙폭을 축소했다. 전날보다 3.80원 내린 1,280원에 출발한 환율은 1,280원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며 낙폭을 지속적으로 줄여 1,283원선으로 올라섰다. 역외선물환(NDF)환율이 엔화 강세에도 불구, 달러 매수가 이어지면서 한때 1,287원까지 오르는 등 1,284.40원 사자, 1,285.50원 팔자에 마감한 추세를 이었다. 역외세력은 NDF정산관련 매수를 이어가 환율 낙폭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 달러매도초과(숏)상태로 이월된 시중 포지션은 업체 물량 공급 등으로 무거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엔의 오름세 지속과 저가인식 매수세를 바탕으로 낙폭을 거듭 축소해 10시 55분경 1,284.20원까지 올라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이후 환율은 1,283원선을 주로 거닐었다. 달러/엔은 낮 12시 5분 현재 뉴욕장보다 소폭 오른 수준인 119.88엔을 가리키고 있다. 장중 대체로 119.70∼119.90엔 범위를 오가는 정체국면이며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가 일본 국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로 119.50엔은 지지되고 있다. 일본 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상은 이날 "현재 엔화 수준이 적절하지 않다"며 "엔화 움직임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해 현재 달러/엔 수준에 대한 불만과 엔화가 추가 강세로 갈 경우 정부가 개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5분 현재 거래소에서 30억원의 매도 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28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중이다. 개장초 전날의 순매도 흐름에서 탈피했던 외국인은 이내 주식 팔자에 나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은 무거워진 것으로 보인다"며 "1,280원에 대한 지지심리가 워낙 강해 오후에는 1,281∼1,284원 범위의 제한된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역외에서 개장초부터 매수에 나선 것이 하락 흐름을 저지했으며 매수-매도 공방이 좁은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주변 여건이나 수급상 움직임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라며 "당국의 의지에 의해 1,280원은 지지되고 위로는 달러/엔의 상승이 따라줘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서울외국환중개는 개장가 1,280원이 외국계은행의 매수주문을 매도주문으로 잘못 처리했다며 이를 취소하고 공식 개장가는 1281원으로 정정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