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14원이나 급락하는 등 이달 들어 3번째로 1,270원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휴일중 전해진 '달러 약세-엔 강세'의 바람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면서 급락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상당해 추가 하락은 막히고 오후에는 엔화에 따른 움직임이 예상된다. 1,280원을 놓고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머리 싸움이 한창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화요일보다 9.10원 내린 1,279.4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개장초의 급락세이후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엔화 약세로의 전환이 반등을 이끌며 1,279원선에서 안정적으로 환율은 흘렀다. 환율은 지난 화요일보다 무려 8.50원 낮은 1,280원에 출발, 개장 직후 1,274.50원까지 급락했다. 지난 3월 14일 장중 기록한 1,269.30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이 뉴욕장에서 119엔대로 폭락한 달러/엔을 따라 1,280원을 하향돌파, 1,276/1,277원에 마감한 것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개장초부터 10원이상 환율이 급락하자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 차츰 레벨을 높인 환율은 10시 35분경 1,280.10원으로 고점을 경신한 뒤 주로 1,279원선에서 거래됐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은 적정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은행들은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밑에 내려가기엔 부담이 커 오후에는 달러/엔에 연동하면서 추가 반등을 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개장초 달러되팔기(롱스탑)이 나오면서 급락했으나 정부의 구두개입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더 이상 밀리는 쪽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래로 쳐도 안되니까 팔자(숏)마인드는 누그러들었으며 오후에는 1,276∼1,282원 사이를 거닐 것 같다"며 "추세가 일정한 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 밤 달러 약세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확인한 후에나 전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개장초 재정경제부는 "환율이 특정 통화 움직임에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당분간 해외 동향을 지켜보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15일까지 무역적자도 올 들어 월별 가장 악화되고 수출감소세도 이어져 추가 환율 하락도 부담스런 장세를 연출했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의 매수와 기업들의 저가 인식 매수가 따르면서 환율은 낙폭을 줄였다. 달러/엔은 낮 12시 8분 현재 120.03엔으로 뉴욕장보다 소폭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구로다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이 엔화 강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엔화를 받치고 있으나 120엔을 넘기가 쉽지 않다. 달러 약세 분위기와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가 상충되고 있는 상황. 달러화는 뉴욕장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달러화 고평가 경고를 빌미로 엔화에 대해 2개월중 최저치인 119.59엔, 유로화에 대해 5개월중 가장 낮은 수준인 91.44센트로 마감한 바 있다. 일본 경기 역시 매우 좋지 않고 닛케이지수가 급락하고 있어 달러/엔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매도에 나섰다가 잠잠해 졌으나 1,280원 이상에서 매물을 대기시켜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거래가 많지 않은 가운데 기준율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인해 저가 인식 매수에 나섰으며 달러 약세 추세를 반영한 매물도 조금 내놨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8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79억원, 2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중이다. 지난 화요일까지 엿새간의 주식 순매도 기조에서 벗어나 이레만에 순매수를 기록중이나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 한편 이달 들어 15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준 38억9,500만달러, 수입은 10.8% 감소한 54억9200만달러로 무역적자는 15억9,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월별 15일 기준 무역수지 가운데 최악. 또 15일 현재 외환보유액은 7월말보다 7억달러 증가한 977억6,000만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