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새로 등록된 종목 가운데 주가가 떨어져 시장조성이 이뤄지는 곳들이 늘고 있다. 주간사 증권사로선 주식 의무 매입으로 평가손을 입게 마련이고 실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장부상 손실을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후반부터 신규종목에 순환매가 유입돼 일부 시장조성 종목이 강세를 보이자 증권사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증권사간 엇갈리는 명암=올해 신규등록 종목 중 주가 하락으로 주간사 증권사가 시장조성신고서를 낸 곳은 모두 13개사다. 시장조성은 신규등록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의 80%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주간사 증권사가 해당 종목을 1개월간 사들여 인위적으로 주가를 관리하는 제도다. 증권사들이 시장조성을 했거나 시장조성 중인 곳은 6개사다. 한투증권은 희색이 만연하다. 시장조성으로 사들인 시그마컴의 주가가 14일 3천10원으로 올라 매입단가보다 2백10원 높아졌다. '반(半)강제'로 산 주식이 3억3천4백만원의 이득을 안겨주고 있는 셈이다. 우진세렉스도 교보증권으로선 화가 복이 된 케이스다. 반면 동원 신흥 대우 등의 증권사는 적지 않은 평가손을 입고 있다. 나라엠앤디의 주간사인 동원증권은 현재 평가손이 9억3천4백만원이나 된다. 대우증권도 CJ푸드시스템의 시장조성 물량이 계속 늘어 향후 적지 않은 부담이 예상된다. ◇매물화 대비해야=전문가들은 시장조성 물량의 특성상 매물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들인 만큼 강제성이 사라지면 언제든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D증권 IPO 담당자는 "주간사를 맡는 이유가 수수료 수입에 있는 만큼 시장조성 주식매입에 뭉칫돈을 투입한 경우 이를 현금화하려는 압력은 높게 마련"이라며 "증권사들이 시장조성 물량을 보유하는 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간사 증권사가 시장조성 물량을 내다팔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H증권 관계자는 "주간사 증권사가 시장조성 물량을 매각하면 단기적으로 주가엔 악재"라며 "시장조성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시장조성 물량의 동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