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새로 등록된 종목 가운데 주가 하락으로 시장조성이 이뤄지는 종목들이 늘고 있다. 시장조성은 신규등록종목의 주가가 공모가의 8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간사 증권사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해당 기업의 주식을 시장에서 1개월간 사들여 인위적으로 주가를 관리하는 제도다. 취지가 이런 만큼 시장조성에 나선 증권사들은 평가손을 입게 마련이고 실제로 대부분이 그렇다. 그러나 지난 7월 후반부터 신규종목에 순환매가 유입되며 주가가 오르자 일부 증권사들은 오히려 평가익을 보고 있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증권사간 엇갈리는 명암=올해 새로 등록된 종목중 주가급락으로 주간사 증권사가 시장조성에 나서겠다고 신고한 곳은 모두 13개사다. 이들중 증권사가 실제 주식을 사들였거나 매입중인 곳은 6개사다. 이중 한투증권은 희색이 만연하다. 시장조성에 들어갔던 시그마컴의 주가가 올라 14일 종가 3천10원을 기준으로 할 때 매입단가보다 2백10원이나 높아졌기 때문이다. 어쩔수 없이 산 주식이 현재 3억3천4백만원이나 이득을 내고 있는 셈이다. 우진세렉스의 주간사를 맡은 교보증권도 화가 복이 된 케이스다. 이날 현재 주당 30원씩 2백만원의 평가이익을 기록중이다. 테크메이트와 예스테크놀로지의 주간사인 동양증권과 한빛증권은 주가가 올라 주식을 사야하는 부담에서 운좋게 벗어난 케이스다. 시장조성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주가가 반등해 실제 주식매입은 단 한 주도 없었다. 아직 시장조성 기간중이지만 한화증권(한텔) 대신증권(에스아이테크) 현대증권(유일전자) 등도 주식을 사지 않았다. 반면 동원 신흥 대우증권사는 적지 않은 평가손을 입고 있다. 특히 나라엠앤디의 주간사를 맡은 동원증권은 평가손이 현재 9억3천4백만원이나 돼 울상을 짓고 있다. ◇매물화 대비해야=전문가들은 시장조성 물량은 항상 매물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D증권 IPO 담당자는 "주간사를 맡는 이유가 수수료수입에 있는 만큼 시장조성 주식매입에 뭉칫돈을 투입한 경우 이를 현금화하려는 압력은 높게 마련"이라며 "증권사들이 시장조성 물량을 보유하는 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