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자민련이 '여3당 합당론'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민주당 이상수 원내총무가 "3당이 합당하면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총재직을 맡되 그 이상을 요구해선 안된다"고 말한데 대해 자민련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자민련 변웅전 대변인은 14일 "이 총무 발언이 누구의 뜻인지 밝혀야 한다"면서 "이 총무는 지난번에도 '대통령 인기하락은 자민련 탓'이란 말을 했는데 왜 자꾸 망언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특히 변 대변인은 "지금 민주당에서 뛰고 있는 도토리 대선주자들을 다 합쳐도 JP의 경륜을 따라잡지 못한다"며 'JP 대망론'을 은근히 부각시켰다. 이양희 사무총장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김 명예총재에게 대선후보를 줬을때 당선을 위해 합당으로 가는 게 좋은지, 각 당이 뛰는 게 좋은지 여러 논의를 할 수 있다"며 'JP 대선후보 추대후 합당논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상수 총무는 "'JP가 대선후보를 맡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은 내말이 아니고 그같은 당내 분위기를 전한 것"이라면서도 "어차피 언젠가는 한번 얘기해야 할 부분 아니냐"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언론 국정조사와 9월 정기국회 등 중요한 정치일정을 앞둔 시점에서 이 총무 발언이 2여간 공조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박상규 사무총장은 "단순히 합당을 환영한다고만 하지 그런 얘기(JP대선후보 배제)를 할 필요가 없는데…"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여3당 합당론'이 확산되자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았고 논의할 시기도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남궁진 정무수석은 "아직 각 당의 입장이 정리돼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결론적 얘기들을 꺼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남궁 수석은 "경제회생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에 그런 문제를 거론하면 정치논리로 모든 것이 함몰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