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보기 드문 '남성발레' 대작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27일부터 9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스파르타쿠스(Spartacus)'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지난 68년 초연된 후 '국민 발레'로까지 칭송받았던 볼쇼이발레단의 대표적인 레퍼토리.33년간 볼쇼이극장 예술감독을 지내며 볼쇼이발레단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 올렸던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를 맡아 아시아 발레단으로는 처음 공연하는 것.'백조의 호수'나 '지젤'로 대표되는 고전발레의 원형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춤사위로 인간 심리를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러시아 무용수들도 공연 후 3∼4㎏씩 몸무게가 빠지는 고난도 작품이어서 국내 무용수들로서는 일종의 모험이다. 70여명의 출연 무용수 가운데 남성이 42명이나 되며 이들은 여성 무용수들을 보조연기자로 밀어내고 격렬한 몸짓으로 뛰고 도약하며 무대를 휘어잡는다. 이같은 발레는 국내에선 처음있는 일이다. 군무 사이의 2인무와 독무도 인상적이다. 사랑하는 여인이 포로로 잡힌 남성의 비애,연인을 만난 기쁨,'권력자의 꽃'이 되고픈 여인의 간교함 등이 아름답고도 비장감있게 펼쳐진다. 커크 더글러스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던 스파르타쿠스는 기원전 73∼71년 노예반란을 주도했던 실존 검투사. 그는 크라수스 장군의 대저택에서 눈이 가리워진채 상대 검투사를 죽인 뒤 동료를 죽였다는 자책에 빠진다. 마침내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봉기하지만 크라수스와 그의 정부 예기나의 계략으로 죽음을 당한다. 스파르타쿠스역에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원인 김용걸과 국내 정상의 발레리노 이원국이 맡았다. 볼쇼이발레단원인 배주윤과 김지영 김애정은 스파르타쿠스의 아내 프리기아역,신무섭 장운규는 크라수스,김주원 박신영 김하선은 예기나역으로 각각 출연한다. 이들은 지난 두 달간 그리가로비치와 그의 아내이자 볼쇼이발레단 최고의 발레리나로 칭송받았던 나탈리아 베스스메르트노바로부터 안무를 받아왔다. 평일 오후 7시30분,토요일 오후 4시. (02)1588-7890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