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예금 금리가 무섭게 내려가고 있다. 예금자산이 많은 사람 뿐 아니라 한푼두푼 모아 목돈을 쥐려던 이들도 요즘같은 초저금리 상황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등으로 은행에 맡긴 돈의 가치가 오히려 떨어지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왔다. 전문가들도 보유자산의 가치를 유지하는데 촛점을 맞춘 이른바 "방어 재테크"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원 박모(45)씨는 최근 보험사의 얄팍한 상술에 당할 뻔했다. 친분이 있는 설계사가 지난98년에 가입한 보험을 종신보험으로 갈아탈 것을 권유해오자 이를 받아들일 작정이었다. 그러나 보험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본 뒤 박씨는 거절했다. 고금리 확정금리형 저축성 보험이 수지악화의 주범으로 몰리자 보험사들이 이 상품의 해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내막을 들었기 때문. 삼성 교보 대한생명이 지난 97년∼98년초에 판매한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 금리는 연9.5%수준. 금융권 전체를 통틀어 이만한 금리를 주는 상품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약하지 않는게 절대 유리하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은 "기존 고금리 상품을 만기 전에 해약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게 은행의 근로자우대저축과 비과세가계저축. 이 상품은 자유불입식 적금인데다 가입 당시 약정 금리를 3년까지 보장한다. 가입한도가 남아 있다면 연8%대 금리를 주는 이 상품에 1순위로 자금을 맡겨야 한다. 은행으로선 반가워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타행환 이체가 잦은 자영업자 김모(40)씨는 최근 수수료 절약을 위해 인터넷뱅킹 계좌를 만들었다. 처음엔 "고작 얼마나 된다고…"라는 생각이었으나 이젠 "진작에 할 걸"로 바뀌었다. 김씨는 매월 타행으로 10건이상 송금하며 수수료만 매달 3만원 이상 부담해왔다. 인터넷뱅킹으로 계좌이체를 한 뒤부터 건당 1천∼5천원에 달했던 수수료는 3백원으로 줄었다. 매달 2만7천원을 절약하게 된 셈. 이 금액이 적을 수 있지만 김씨의 예금 이자와 비교할 때 결코 적지 않다. 그는 1천만원을 연5.9%의 월이자 지급식 정기예금에 가입해 매월 4만1천원(세후)의 이자를 받고 있다. 2만7천원을 이자로 생각하면 김씨는 6만8천원의 이자를 받는 꼴이다. 이는 정기예금의 연10%에 해당한다.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가히 환상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신용카드도 잘만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가령 국민카드(LG정유) 한빛BC카드(오일뱅크) 회원들은 주유소에서 카드로 결제하면 포인트 적립 외에 ℓ당 3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연간 2천ℓ의 휘발유를 쓰는 사람은 6만원을 아낄 수 있다. 이외에도 1만원을 넘는 놀이공원 무료입장,경기장 관람료 무료·할인 등 신용카드의 공짜 서비스를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각자에게 편리하다고 생각되는 특정은행 하나를 골라 그 은행의 주거래고객(단골고객)이 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 각종 수수료비용을 덜 수 있는 등 이점이 한둘이 아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