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梁性喆) 주미 대사는 7일 부시 행정부가 적극적인 대북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북한의 태도에 따라서는 북미 관계의 급진전도 기대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주미 대사 취임 1주년을 맞은 양 대사는 연합뉴스와 가진 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6월6일 대북 협상 재개 방침을 발표한 후 미국이 북한과 적극 대화할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부시 행정부가 매우 신중하고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어 북한도 진지하게 나온다면 극적인 상황 진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전 휴전과 동서 냉전 체제 종식 등 과거에도 중요한 일들이 미국의 공화당 정권 시절에 이뤄졌다고 지적하는 등 북미 협상에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오는 10월 한미, 한중, 미중, 미일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에 이어 다음달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는 등 한반도 주변 열강의 정상 외교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한반도 평화 정착은 물론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실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햇볕정책에 대해 "분단 50여년만에 비로소 분단을 극복 가능한 과제로 제시한 통일 정책"이라고 규정짓고 "주미 대사로서 이를 전파하는 과정에서 막중한 책임감과 보람을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양 대사는 그러나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신경 쓰지도 않을 사소한 일로 엄청난 시간과 국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해 한국과 미국의대북 정책 공조 등 외교 문제가 국내 정치권의 핫 이슈로 다뤄지는 데 대한 대미 외교 총사령탑으로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양 대사는 지난해 8월5일 워싱턴에 도착, 7일 취임식을 가진 이래 1년동안 의회및 행정부(203회), 학계(68회), 경제계(51회), 언론계(70회)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활발한 접촉을 가져 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