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의 거인과 다크호스". 휴맥스와 한단정보통신은 셋톱박스 분야의 선두 업체들이다. 규모는 차이가 크지만 두 회사는 빠른 외형성장과 높은 수익률을 내는 하드웨어 업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올 상반기 외형은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커졌고 영업이익률도 15~30%대를 기록하고 있다. 두회사는 모두 실적이 좋지만 주가명암은 엇갈린다. 휴맥스는 실적호전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창투사들이 주요주주로 포진한 한단정보통신은 잠재 물량부담으로 공모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장평가=휴맥스는 최근 실적호전이 주가에 먹혀들고 있지만 한단정보통신은 물량부담을 떨치지 못하는 양상이다. 휴맥스는 최근 9일 연속 오름세를 타며 6일 1만9천5백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2주일새 32% 이상 뛰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백30% 이상 증가한 데다 최근 2억달러 규모의 해외수출을 성사시킨데 따른 것이다. 반면 한단정보통신은 실적재료가 물량부담에 희석되는 모양새다. 지난 6월5일 6만6천원의 공모가로 등록된 이후 6일 현재 6만9천1백원으로 4.5% 상승에 그치고 있다. 시초가가 8만5천원으로 형성돼 고가종목군 진입도 시도했으나 스틱창투가 대주주로 있고 한림창투 등 2개사가 주요주주로 돼있어 잠재매물이 부담요인이라는 평가다. ◇경쟁력비교=전문가들은 영업력과 기술력을 셋톱박스 분야의 핵심 경쟁요소로 꼽는다. 두 회사는 모두 이 두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으로 갖추고 있다. 휴맥스는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한다는 평가다. 고부가제품인 수신제한장치(CAS)가 장착된 위성방송 셋톱박스가 10여종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케팅 파워도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해외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를 앞세운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기술 및 영업력으로 인해 셋톱박스 최대시장인 유럽 소매시장의 40%를 휴맥스가 점유하고 있다. 한단정보통신도 기술력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CAS제품을 개발,미국의 제휴업체(에코스타)를 통해 전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휴맥스와는 달리 위성방송사를 중심으로 한 니치마켓(틈새시장) 발굴도 뛰어난다는 평가다. 그러나 에코스타에 대한 매출비중이 높은 게 불안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투자전략=증권사들은 두 회사에 대해 '매수'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우증권의 허성일 연구위원은 "휴맥스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2백36% 증가하는 등 실적이 좋아졌으며 하반기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대우 현대 등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휴맥스를 대표적인 실적기업으로 분류,'매수'의견을 지속하고 있다. 한단정보통신에 대해서는 굿모닝증권이 실적 개선을 근거로 '매수'의견을 제시했으며 다른 증권사들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증권의 윤희석 선임연구원은 "한단의 경우 휴맥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영업이익률이 15%선에 달하고 있다"며 "다른 셋톱박스 제조업체와는 달리 전망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