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방향 설정을 미룬 채 보합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급등 부담을 떨치지 못한 채 약보합권으로 내려 앉았다. 주가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569선에서 강한 저항을 받고 있다. 전날 상향 돌파에 실패했던 데다 570~580 지수대의 갭저항을 뚫기가 쉽지 않은 표정이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는 메릴린치 보고서와 인텔의 낙관론이 확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주요지수가 동반 상승세를 이어 갔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 이상 급등, 국내 증시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최근 사흘 동안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차익 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데다 반도체, 통신, 은행주 등 주도주 상승 탄력이 크게 둔화되면서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 더욱이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설명을 지지할만한 경기 지표가 확인되지 못하면서 섣부른 추격 매수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닛케이255지수도 도쿄 일렉트론이 4~6월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소폭 하락세를 보이며 추격매수를 주저케하고 있다. 박준성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급등 부담으로 대형주와 금융주의 상승 탄력이 크게 무뎌지고 있다"며 "그러나 개별 종목 중심의 틈새 장세가 연출되고 있고 상승 종목수가 하락 종목수를 앞서는 등 체감지수는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3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0시 25분 현재 565.82로 전날보다 1.64포인트, 0.29%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33포인트, 0.47% 하락한 70.39를 가리키고 있다. 거래소에서는 1억804만주, 4,368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1억2,279만주, 4,342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지수선물 9월물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로 약세 전환했다. 전날보다 0.10포인트, 0.14% 내린 69.90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24로 백워데이션 상태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앞지르고 있다. 매도는 차익 146억원, 비차익 110억원 등 모두 257억원으로 35억원에 그친 매수를 압도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63억원 매수 우위로 사흘째 순매수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도에 따라 순매수에서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64억원 순매도. 개인은 59억원 순매도하며 엿새째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메릴린치의 반도체주 투자등급 상향 조정 호재에 이어 독일 반도체업체인 인피니온이 D램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전날 하락세를 끊고 상승 반전, 20만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수출 주력 업종으로 추켜 세워졌던 현대차, 기아차가 강보합권에 머물며 나란히 나흘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닷새만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텔레콤을 비롯해 한국통신 등 대형통신주가 1~2% 하락, 지수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전력도 내림세다. 전날 시세를 주도했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영란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소식에도 불구,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2%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날 연중 고점을 경신했던 금융업종 지수는 약보합권으로 내려섰다. 태평양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나흘째 오름세를 타며 9만2,5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경신, 눈길을 끌고 있다. 통신, 종합금융, 전기가스업 등이 하락폭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운수창고, 전기전자, 보헙 등이 힘겹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승 종목이 382개로 하락 종목 353개와 비슷하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