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300원을 축으로 오가는 혼조세를 보였으나 아래 쪽이 편한 눈치다. 장중 달러/엔 환율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 밟는 가운데 수급에는 두드러진 요인이 없었다. 현대투신과 AIG간의 협상타결 여부가 환율에도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달러/엔의 동향이 최대 관심사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30원 내린 1,297.7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1.50원 낮은 1,298.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7.90원까지 저점을 내린 뒤 한동안 1,298원선에서 거닐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이 125엔대로 진입하자 고점을 높이면서 7월 무역수지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자극받아 10시 37분 1,300.30원을 기록, 오름세로 돌아섰다. 환율은 10시 43분 1,301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달러/엔이 125.10엔대에서 미끄러지자 함께 따르며 11시 51분경 1,297.60원까지 저점을 내렸다. 시장에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달러/엔 동향에 따른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달러/엔이 125엔 이상의 상승가도에서는 달러/원도 1,300원을 회복하는 기미를 보이기도 했으나 124엔대로 내려서면 1,200원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등 철저한 동행이었다. 국내외 증시, 외국인 매매동향 등 시장주변 여건도 환율 하락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엔 약세외에 달러 매수세력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없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에 민감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아래쪽 흐름에 보다 더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주식도 좋고 외국인도 1,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여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이 편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흐름도 레벨이 조금만 올라도 물량이 나오고 매수쪽도 역외세력의 뒷받침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투신과 AIG의 협상타결 임박 소식도 원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후에 협상타결이라는 큰 호재가 나올 경우 환율은 아래쪽으로 크게 밀릴 여지가 있다. 달러/엔 환율도 다소 밀릴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도 124.70엔 아래로 밀릴 가능성이 많아 보이고 AIG협상타결, 증시 호조 등이 매수세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오후에는 1,295원까지 하락할 만한 여지가 있어 보이고 위로는 오전중 고점을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전날 마감직전 내놓은 물량과 업체 네고물량을 받아 놓은 것이 있어 시중포지션은 약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과 방향을 달리하며 낮 12시 13분 현재 거래소에서 1190억원의 매수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13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지난 6월 8일 거래소에서 221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1,000억원이 넘기는 처음이라 환율을 하락압박하고 있다. 한편 이날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7월중 수출입동향(잠정) 결과치에 따르면 수출이 115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급감했으며 수입도 18.7% 줄어든 11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통관 기준 무역수지는 4억5,9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