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부실채권이 30조원 수준으로 감소,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처음으로 5%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평화, 제일, 산업, 서울, 한빛은행 등은 부실채권 정리가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 하반기 징구계획의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은 6월말 현재 은행권의 고정 이하 여신 기준 부실채권은 모두 30조1,653억원으로 지난 2000년말 42조1,132억원에 비해 11조9,479억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말 38조1,339억원에 비해서는 7조9,686억원이 줄었다.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부실채권비율은 5.7%로 지난해말 8.0%에서 2.3%포인트, 지난 3월말 7.2%에 비해서는 1.5%포인트가 낮아졌다. 특수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의 부실채권은 6월말 현재 20조2,976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11조6,961억원이 줄었고, 부실채권 비율은 5.6%로 3.2%포인트 줄었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경영지도팀 관계자는 "지난 1999년 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 도입 이후 클린은행을 위해 부실채권 정리를 적극 추진해왔다"며 "처음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5%대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해말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5%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 아래 6월말까지 중간목표비율을 6%로 설정하고 부실채권 감축업무를 지도해 왔다. 올 상반기 중 은행권은 신규 부실 9조5,000억원을 포함해 모두 21조4,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실채권 정리방법은 △ 대손상각이 5조9,000억원, 27.5%로 가장 많았고 △ 담보물 처분·여신정상화 5조3,000억원, 25.0% △ ABS발행 4조2,000억원, 19.5% △ 매각 3조5,000억원, 16.3% △ 출자전환 등 기타 2조5,000억원, 11.7% 순이었다. 은행별 부실규모를 보면 산업은행이 5조4,68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빛 3조6,862억원, 국민 3조1,619억원, 주택 2조336억원, 조흥 2조143억원, 농협 1조9,054억원, 제일 1조7,366억원, 외환 1조5,359억원, 기업 1조2,862억원, 한미 1조2,337억원, 하나 1조1,543억원, 서울 1조276억원, 수출입 1조37억원 순이었다. 부실채권 비율로는 평화은행이 14.72%로 가장 많았고, 제일 10.96%, 산업 9.18%, 서울 8.63%, 한빛 7.71%, 수출입 6.99%, 한미 6.74%, 전북 6.18% 순이었다.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낮은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2.7%에 불과했다. 또 농협 3.43%, 광주 3.44%, 경남 3.84%, 기업 3.88%, 하나 3.93%, 주택 3.98%, 외한 4.66%, 제주 4.96% 순이었다. 금감원은 상반기 목표비율 6%를 맞추지 못한 평화 등 8개 은행에 대해서는 연말 목표비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세부감축 계획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강도높게 부실채권 정리를 독려해 나갈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목표를 맞추지 못한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부실채권 많았던가 노력이 미흡했던 곳"이라며 "8월중 부실채권 감축 계획서 제출과 관련해 공문을 보내고 분기별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 경기전망 등을 고려할 때 은행권의 신규 부실채권이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추정손실 여신의 적극적인 상각, 회수의문 여신의 건전성 재분류 등을 유도해 올해말 5% 달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