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산맥과 피레네 산맥을 거쳐 프랑스∼스위스∼독일 등지의 3천6백여㎞를 달리는 세계 최장의 레이스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


이 인간 한계 시험장의 올해 주인공은 '인간승리의 신화' 랜스 암스트롱(29·미국)이었다.


암스트롱은 30일(한국시간) 제88회 투르 드 프랑스 사이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암스트롱은 이날 대회 마지막 20구간인 코르베유∼에손∼파리(1백60.5㎞)간 도로에서 3시간57분28초로 70위를 기록,종합 기록에서 86시간17분28초로 2위 얀 울리히(독일)를 6분44초차로 따돌렸다.


암스트롱은 초반 20위권 밖에 머물면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13구간 이후부터 줄곧 중간 종합 선두를 지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암스트롱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각광받는 차세대 사이클 스타였다.


지난 93년 세계선수권대회,투르 드 프랑스 베르뎅구간 우승,95년 뒤퐁투어 우승,투르 드 프랑스 종합순위 36위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정상급 선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런 그에게 위기가 닥친 것은 지난 96년.


10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생존율 50%의 고환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 이후 그의 눈물겨운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한쪽 고환을 떼어냈고 암이 뇌에까지 퍼져 뇌 일부 역시 도려내야 했다.


하지만 여러 번의 대수술과 항암치료,재활훈련을 거치는 동안에도 페달을 다시 밟아야겠다는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그의 투지는 결국 99년 투르 드 프랑스 우승으로 이어졌고 올해까지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며 사이클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난 99년부터는 암센터를 설립해 암환자에 대한 봉사활동을 하며 다른 운동선수의 귀감을 보이기도 했다.


암스트롱은 우승 직후 "올해도 다른 선수들과 완주했다는 사실이 기쁘다"며 담담하게 3연패 소감을 밝혔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