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6일 러시아에 입국, 공식방문일정에 돌입함에 따라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위원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경제.군사협력을 이끌어내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한뒤 "때문에 김 위원장은 방러 이후 남북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남북관계 전망=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시에 오는 9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과 함께 북·중·러 3자동맹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방 3자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3각공조와 맞대응하면서 대화 및 관계개선을 모색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또 러시아로부터 경제·군사원조를 이끌어내 개혁·개방정책에 대한 군부의 불만을 가라앉힌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듯하다. 러시아도 이번 회담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경원선 연결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일본과 러시아까지 포함하는 '6자회담'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하는 등 한반도 화해협력 정책을 지지하고 있어,자연히 남북대화 재개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소강상태에 빠진 남북 및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당장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에 반대하는 러시아를 전격적으로 방문함으로써 대화재개를 앞두고 미국과의 기세싸움을 한층 격화시켰다. ◇김 위원장 일정=김 위원장은 26일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리인과 함께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통해 모스크바로 향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하바로프스크,노보시비르스크,이르쿠츠크,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거쳐 모스크바에 도착하며 내달 1∼2일에는 옴스크의 T-80탱크 제조공장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수행인원은 1백50명 정도이고 특별열차는 17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