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내림세로 전환해 저점 낮추기에 한창이다. 달러/엔 환율이 상승을 잇지 못하고 국내외 증시가 개장초의 낙폭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 수급과 관련한 여러 루머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어느 한 쪽으로 쉽게 나설 수 없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13분 현재 전날보다 1.20원 내린 1,307.30원을 가리키고 있다. 개장초부터 엔과 국내 증시 약세를 반영, 1,310원을 넘는 오름세를 보인 환율이 시장 주변여건의 변화와 물량 공급으로 아래쪽으로 밀리고 있다. 전날의 양상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으며 시장참가자들의 학습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장에서 그린스팬의 상원 연설로 124.06엔에 하락 마감했으나 이날 도쿄장에서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약세로 출발했던 닛케이지수가 상승반전하면서 달러/엔의 상승은 제한받고 있어 이 시각 현재 124.17엔을 가리키고 있다. 개장초 외국계 헤지펀드가 2억달러 가량의 달러수요가 있다는 설을 비롯해 모 펀드에서 2억달러 내놓을 물량이 있다는 얘기 등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전날 3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LG칼텍스 물량은 전액 예금으로 전환돼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정확한 수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310원 이상에서 나오는 물량을 경계하는 눈치다. 달러/엔의 상승이나 국내외 증시의 하락, 역외매수세 등의 시그널이 없는 한 매수는 당분간 쉽지 않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 주식 순매도와 다른 방향을 선택, 이 시각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4억원, 6억원의 주식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LG칼텍스정유 물량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며 "크게 움직일만한 장은 아니나 오후에 어제 주식 순매도분이 나올 수 있어 하락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고점은 본 것으로 보이며 1,305∼1,310원 범위에서 작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닛케이와 국내 증시의 낙폭 만회, 달러/엔의 변화 등이 순간적인 매매동향을 결정짓고 있다"며 "사고자 하는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환율이 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 루머가 많아 확인되기전까지는 조심스런 거래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환율은 전날보다 0.50원 오른 1,309원에 출발했다. 전날 역외선물환(NDF)환율이 엔화의 소폭 강세로 1,308원 사자, 1,309원 팔자에 마감됐으나 개장전 달러/엔이 전날 수준을 회복해 124.30엔대에 거래된 것과 상충됐다. 이후 환율은 1,308.80원까지 내린 뒤 오름세를 타며 9시 51분경 1,310.4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물량 부담을 느끼고 되밀리기 시작했다. 10시 37분경 1,308.40원을 기록하며 내림세로 돌아선 환율은 11시 10분경 1,306.8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