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세전이익은 당초 예상을 초과했지만 반도체 등의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떨어진다는게 기업 분석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따라 3.4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하이닉스반도체 등 경쟁업체들이 2.4분기에 줄줄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라는 긍정적인 견해도 많다. 최근 하이닉스반도체가 2.4분기중 1조2천7백70억원의 적자를 발표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론은 3-5월중 3억1천3백40만달러(약 4천74억원),인피니온은 2.4분기중 6억유로(약 6천8백40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반도체 실적 예상보다 저조=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6천억원은 당초 기업분석전문가들의 예상치 7천억원수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보유중인 삼성카드 주식의 평가이익등 영업외부문에서 3천5백억원의 이익이 나 순이익은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9천5백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 2천6백억원은 1.4분기 영업이익 1조3백억원에 비해 75%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에따라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4%선에서 43%로 떨어지며 정보통신부문보다 낮아졌다. 정보통신부문은 중국시장의 휴대폰 판매호조 등에 힘입어 3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매출액에서도 반도체는 2조2천억원으로 정보통신의 2조3천억원보다 적었다.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반도체 부문 6월 실적과 관련 삼성전자는 "분명히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분석전문가들은 큰 의미가 없는 흑자라고 설명했다. 주력상품인 1백28메가 D램과 64메가 D램 등에서는 적자를 보면서 제품을 팔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견해다. 3.4분기 실적 우려=2.4분기중 D램 가격하락의 영향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볼때 3.4분기중 실적이 2.4분기보다 더욱 나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반도체 부문은 7-8월중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정보통신부문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병서대우증권 연구위원은 3.4분기는 2.4분기보다 영업이익이 20%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그러나 "가장 경쟁력이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본다는 것은 반도체시세가 바닥에 거의 다가섰다는 뜻"이라며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전우종 팀장도 "이 정도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라며 "3.4분기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대응전략=삼성전자는 반도체 시황이 최악인 7월에는 물론 3.4분기중에도 반도체부문에서 이익을 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무슨 수를 써서든지 이익을 내야 한다는게 경영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은 반도체 가격에 달려 있는 만큼 이는 반도체 가격이 더이상 하락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다른 회사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1조원 가량의 설비투자를 추가로 축소,시장악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올해 설비투자규모를 당초 7조3천억원에서 6조1천억원으로 줄인데 이어 다시 1조원 가량을 추가로 감축하기로 했다. 대부분 반도체 부문의 투자를 연기하는 것이다. 감산과 관련,일부에서는 외국업체들이 감산을 할 경우 검토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공식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기업분석전문가들도 감산은 립서비스에 그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