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개장초 내림세에서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 개장초 환율 하락요인이 약간 앞서있었으나 달러/엔 환율의 오름세, 국내 증시 오름폭 축소 등으로 쉽게 속단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역외세력의 매매동향이 중요한 변수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1,300원 안팎의 좁은 움직임이 예상된다. 변수의 강도에 따라서는 진폭이 큰 흐름이 될 수도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시장 주변여건이 환율 하락쪽으로 기울었으나 아시아통화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제한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은 오전 10시 9분 현재 전날보다 2원 오른 1,302.70원을 기록중이다. 전날보다 0.30원 높은 1,301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다음 거래가 1,300원에 이뤄지며 내림세를 타 1,299.40원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12일 뉴욕장에서 역외선물환(NDF)환율이 1,303/1,304원에 마감됐으며 2원 수준의 스왑포인트를 감안하면 이를 조금 반영했으며 달러/엔 환율 하락, 국내외 증시 상승 등이 하락을 부추겼다. 그러나 이후 환율은 달러/엔이 조금씩 오름세를 강화하고 증시 오름폭이 크게 줄면서 9시52분 전날대비 오름세로 돌아서 이를 강화하면서 1,303.90원까지 올랐다. 시장참가자들은 당초 약보합권 움직임에 대한 예상이 앞섰으나 시장에 물량이 별로 없는데다 공급조차 여의치 않자 매수쪽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에서 내림세를 이어 123.77엔에 마감했다.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 불이행) 불안감과는 무관한 흐름이었으며 기업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 증시가 폭등한 데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날 도쿄장에서는 다소 오름세를 보이며 124.20엔대까지 올라섰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이날 일본 장기 외화차입 등급과 장기 자국통화 차입등급을 종전의 'AA+'를, 장기등급 전망도 '부정적'을 유지함에 따라 달러/엔은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경제가 급격한 둔화에 따른 침체를 벗어나 올 하반기에는 체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성장 둔화로 외국인투자가가 미국내 자산에서 눈길을 돌릴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달러화의 약세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이날 기준율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 수준에서 물량을 쉽게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날 물량을 많이 털어내 시장 포지션은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큰 규모의 팔자(오퍼)는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8억원, 72억원의 주식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엿새만에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셈.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나 주식시장 등을 보면 아래쪽이 편하다는 입장이나 NDF에서 아시아 통화불안에 대한 경계감을 갖고 있다"며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1,296∼1,304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하락에도 불구 NDF환율이 보합권을 유지한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물량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큰 움직임은 자제되는 가운데 수급보다는 시장분위기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