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하기 힘든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할 필요성을 심각히 느끼는 환자는 의외로 적다. 고혈압으로 인한 평소 고통이 그다지 심하지 않아서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고혈압 환자중 68%만이 자신에게 고혈압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치료를 받는 비율은 54%에 그친다. 더구나 치료한뒤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비율은 27%로 더욱 떨어진다. 이는 고혈압 환자의 3할 가량은 자기가 혈압이 높은지조차 모르며 치료를 통해 혈압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환자는 3명중 1명도 안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고혈압 문제는 서구 선진국보다 훨씬 나쁘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전체 인구 중에서 현재 고혈압을 갖고 있는 환자의 비율)은 약 18%(남자 19%, 여자 16%)이다. 고혈압 환자의 27%만이 자기가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고 환자의 15%만이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고혈압 유병률이 한국보다 높다. 그러나 고혈압 인지율과 치료율은 우리보다 월등히 높다. 한마디로 고혈압 관리가 잘 되는 편이다. 자기가 혈압이 높은지 아닌지를 정기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만약 혈압이 높다면 별 증상이 없더라도 철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이란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거나 이완될 때 대동맥에서 혈액이 펌프질 되면서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이다. 이같은 압력에 의해서 심장에서 나온 혈액은 일정한 방향으로 계속 흐르면서 모든 장기와 조직에 공급된다. 즉 혈압은 신체 조직에 혈액을 순환시키는데 필수적이다. 너무 낮으면 신체기능에 장애를 초래, 다양한 증상을 불러온다. 이와는 반대로 너무 높으면 혈관과 조직에 손상을 준다. 혈압은 수축기(높은) 혈압과 이완기(낮은) 혈압으로 구분된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의 좌심실의 수축압력이 탄력이 좋은 심장대동맥에 전달돼 대동맥이 최대로 팽창됐을 때 혈관벽에 와닿는 압력이다. 이완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을 끝내고 이완(확장)될 때 수축기에 팽창됐던 대동맥의 혈관이 원상으로 돌아오는 복원력에 의해 혈관 내벽에 형성되는 압력이다. 혈압은 1백20/80mmHg처럼 표기한다. 1백20이 수축기 혈압이고 80은 이완기 혈압이다. 이는 평상시에 최대 1백20의 압력으로 혈액을 내뿜고 최소 80 이상의 압력으로 말초기관까지 혈액을 보낼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압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뇌에 일정한 압력으로 혈액을 원활히 보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고혈압의 진단기준인 1백40/90mmHg 이상으로 혈압이 높아지면 혈액을 말초기관까지 보내는 것은 더 원활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혈관이나 기타 여러 장기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을 줄수 있다. 따라서 혈압을 이보다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의사들은 강조하고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치료하는게 좋다 =혈압이 1백40/90mmHg 이상이면 혈관이나 장기가 다치기 시작한다. 이보다 혈압이 높을수록 손상 정도가 심각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아무래도 치료에 소홀하게 된다. 때로 뒷목이 뻣뻣해지고 두통도 자주 일어나지만 이같은 자각증상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증상이 고혈압 때문인지 일반적인 스트레스나 피로에 의한 것인지는 구분하기도 힘들다. 또 현기증 가슴답답함 코피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것 또한 고혈압에서만 발견되는 증상이 아니다. 고혈압을 내버려두면 혈관을 손상시켜 출혈이나 동맥경화를 일으킬수 있다.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정도가 심하고 비교적 짧은 기간에 치솟은 고혈압은 심부전증 신부전증 뇌출혈 망막출혈에 의한 시력감퇴를 유발할수 있다. 더구나 고혈압의 정도가 가볍거나 불완전하게 치료한 사람의 경우 오랜 세월이 지난뒤 뇌경색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동맥경화성 합병증에 걸릴수 있다. 고혈압은 지속적으로 동맥에 압력을 가하고 누적적인 상처를 가한다. 이로인해 동맥을 딱딱하고 두껍게 만드는 동맥경화적 변화를 유도할수 있다. 이때 동맥에 칼슘과 노폐물마저 끼는 석회화도 동시에 진행된다. 이렇듯 고혈압은 평소 증상이 별로 없지만 방심할 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수 있다. 이 때문에 일명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